[데스크 진단] 정구철 충주 주재

6·4지방선거에 이어 2개월여 만에 치러진 7·30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끝났다.

7·30국회의원 보선은 선거 막판 후보자들 간 상호비방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무더위에 지친 유권자들의 불쾌지수를 가중시켰다. 이번 선거는 무려 충주지역에서 다섯 번째로 치러진 재보궐선거여서 잦은 재보궐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짜증과 무관심도 반영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야 후보자들은 뙤약볕 아래서 거리인사와 유세로 최선을 다했고 각각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후보자의 보람과 좌절이 교차하면서 그들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입장도 환희와 한숨으로 엇갈렸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각 후보의 선거캠프에 몸을 담았던 지지자들도 모두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이종배 당선자의 지지자들은 이제부터 이 당선자가 존경받는 정치지도자로 남도록 조력에 나서야 한다. 자신들이 신뢰하고 밀었던 후보였던 만큼, 앞으로 그가 일 잘하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도 지지자들의 남겨진 몫이다.

시민들의 여론을 이 당선자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고 그의 귀와 눈을 크게 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당선자의 지지자들이 당선자의 의중에만 귀를 기울이고 시민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잘못된 길로 내모는 것이다.

또 낙선자 측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보내고 감싸안아야 한다. 그것은 당선자 측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낙선자와 그의 지지자들도 당선자 측에 진정한 축하의 박수를 보내 줘야 한다. 선거에서는 치열한 싸움을 벌인 경쟁상대였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나선 후보였다는데는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당선자가 어떤 인물이냐가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많은 외부인들은 "충주사람들의 속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충주사람들을 바라보는 외부 시각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그동안의 잦은 재보궐선거와 무관치 않다. 선거로 인해 찢겨지고 갈라진 민심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오랜 기간 유지된다.

선거 때만 되면 개인을 대상으로 이쪽 편이냐 저쪽 편이냐를 놓고 저울질하게 되고 이 때문에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노출시키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충주사람의 성향으로 고착화 돼 외부에 비쳐지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시민의 입장에서도 이같은 외부의 시각은 크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시민의 닫혀 있는 가슴을 열기 위한 정치지도자들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

정치지도자들부터 스스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 승자는 패자를 위해 포용력을 보여야 하고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선거 때는 치열한 싸움을 벌였더라도 끝난 뒤에는 뒷끝 없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거에서는 상대 경쟁자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충주발전이라는 한가지 목표를 갖고 싸웠던 후보들이다. 목표가 같았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뒤에는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 노력하고 충주시민들이 힘을 합쳐야만 모든 시민들이 여망하는 충주발전 가속화가 가능하다.

시장과 국회의원 들은 자신의 이익이나 정쟁대열에 합류하기 보다는 충주시민과 지역 발전을 위해 뜻을 합쳐야 한다. 이제는 정치지도자들이 새로운 저력을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한반도의 중심도시 충주의 자존심과, 양반고을을 지키고 있는 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맨 앞 대열에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