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혼돈에 빠진 4위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두산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2-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44승51패가 된 두산은 같은 시간 한화 이글스에 덜미를 잡힌 롯데 자이언츠(43승1무54패)를 밀어내고 4위로 등극했다. 두산이 4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6월19일 이후 정확히 두 달 만이다.

정수빈은 팀의 12점 중 절반 이상을 홀로 책임졌다. 6회초에는 데뷔 첫 그랜드슬램으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3안타 7타점. 사이클링 히트에서 3루타만 빠졌다.

두산 두 번째 투수 오현택은 1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행운의 구원승을 가져갔다. 선발 마야는 4⅓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마수걸이 승리를 다음으로 미뤘다.

8위 SK(5643승패)는 뼈 아픈 역전패로 4강 싸움에서 더욱 멀어졌다. 두산과의 격차는 3경기다. 앞선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던 밴와트는 5⅔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목동구장에서는 LG 트윈스가 천적 앤디 밴헤켄을 무너뜨리고 넥센 히어로즈를 7-5로 물리쳤다.

4강 싸움에 갈 길 바쁜 LG는 상위권에 올라있는 넥센을 물리치면서 46승째(54패1무)를 수확했다. LG는 5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밴헤켄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LG 타선이 '천적'을 상대로 힘을 냈다.

톱타자 정성훈이 홈런 한 방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3번타자 박용택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이진영(4타수 3안타 2득점)이 타선에 힘을 더했다.

LG 선발 류제국은 5이닝 7피안타(1홈런) 5실점(4자책점)으로 아쉬운 피칭을 펼쳤으나 타선 지원을 받아 시즌 6승째(6패)를 수확했다.

LG에 막힌 넥센은 연승 행진을 '5'에서 멈췄다. 40패째(61승1무)를 당한 2위 넥센은 3위 NC 다이노스(56승44패)와 격차가 4.5경기로 좁혀졌다.

밴헤켄은 5⅔이닝 11피안타(2홈런) 6실점을 기록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선발 14경기 연속 승리 행진을 마감한 밴헤켄은 시즌 5패째(17승)를 떠안았다. 밴헤켄이 패전투수가 된 것은 5월22일 한화전 이후 89일만이다.

한화 이글스는 울산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송광민과 김경언, 펠릭스 피에의 맹타를 앞세워 10-7로 승리했다.

최근 2연패에 빠져 있었던 한화는 시즌 39승1무58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최하위다.

경기 초반부터 터진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했다. 무려 17안타를 집중했다. 송광민은 6타수 5안타 2타점 4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김경언은 9회초 쐐기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6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피에는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한화전 7연승을 달렸던 롯데 선발 쉐인 유먼은 3이닝 10피안타 7실점(5자책점)으로 패전투수(10승6패)가 됐다.

롯데는 4연패의 수렁에 빠져 4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떨어졌다.

[두산-SK]

SK는 1회말 테이블 세터진의 흔들기로 가볍게 선제점을 가져갔다. 선두타자 조동화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에 이은 폭투로 3루에 안착하자 김성현이 우전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두산은 2회초 안타와 볼넷 2개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정수빈의 좌전 안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리드를 놓친 SK는 4회 무사 만루라는 절호의 상황을 만들었다. 연속 안타가 나오면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도 있던 상황.

하지만 정상호의 투수 땅볼이 흔치 않은 1(투수)-2(포수)-3(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된데 이어 조동화까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돼 득점없이 물러났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5회 김재호의 솔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재호의 시즌 첫 홈런. 그러나 곧바로 이재원의 희생 플라이와 칸투의 실책 등으로 3실점, 2-4로 재차 끌려갔다.

승부가 뒤집힌 것은 6회였다. 두산은 2사 만루에서 김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4까지 따라붙은 뒤 곧바로 터진 정수빈의 만루포로 7-4 역전에 성공했다.

2009년 두산을 통해 프로에 뛰어든 정수빈은 6시즌 만에 처음 만루홈런을 경험했다. SK 더그아웃은 밴와트를 끝까지 밀어붙이면서 화를 자초했다.

두산은 8회 오재원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멀찌감치 달아났다. 9-6으로 쫓긴 9회에는 정수빈의 2루타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LG-넥센]

초반에는 넥센의 분위기였다.

1회말 2사 3루에서 박병호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40호 투런 홈런을 작렬해 선취점을 뽑은 넥센은 2회 1사 2,3루에서 박동원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더했고, 이후 2사 1,3루에서 이택근의 땅볼로 3루에 있던 문우람이 홈을 밟아 4-0으로 앞섰다.

LG는 3회 반격에 나섰다. 3회 1사 1루에서 정성훈이 좌월 투런포(시즌 11호)를 쏘아올려 점수차를 좁힌 LG는 박경수가 안타를 치고나간 후 타석에 들어선 박용택이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아치(시즌 6호)를 그려내 4-4로 동점을 만들었다.

넥센이 3회말 2사 1,3루에서 상대 선발 류제국의 폭투로 3루주자 강정호가 홈을 밟아 균형을 깼지만 LG는 5회 1사 1루에서 박경수가 우전 적시 2루타를 쳐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5-5의 균형은 LG가 깼다. 5회 이진영과 손주인의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든 LG는 오지환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내 6-5로 앞섰다.

유원상(1⅓이닝)과 정찬헌(⅔이닝), 이동현(1이닝)이 차례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 리드를 지킨 LG는 9회 2사 후 이진영의 2루타와 브래드 스나이더의 안타를 엮어 1점을 추가, 7-5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LG는 9회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그대로 이겼다. 봉중근은 시즌 24세이브째(1승4패)를 챙겼다.

[한화-롯데]

한화는 1회초 1사 후 송광민의 안타와 롯데의 연속 실책으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피에의 희생플라이와 김태완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기선을 제압한 한화는 2회초 강경학의 2루타와 정근우의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은 후 송광민의 1타점 적시타와 김경언의 2타점 적시안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1사 1,2루에서 피에의 적시타에 힘입어 6-0으로 달아났다.

3회 1점을 더한 한화는 4회말 롯데 최준석에세 시즌 20호 3점포를 맞고 추격을 허용했다. 5회에도 폭투로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한화는 6회 1사 1,3루에서 피에의 적시타를 앞세워 8-4로 도망갔다.

한화는 7회 롯데 박종윤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등 3점을 내줬다. 그러나 만루 위기를 넘겨 1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한화는 8-7로 근소하게 앞선 9회 2사 2,3루에서 김경언의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경기 후반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