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광묘 170여기 '현대의 공원묘지'처럼 조성돼

청주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봉산리 유적'에서 '도랑(溝)으로 구획된 원삼국시대 대규모 집단 무덤'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재)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이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 이 현장에 대한 설명회를 17일 오후 3시에 개최한다.

봉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원삼국시대 집단 무덤'은 구릉의 능선을 따라 큰 도랑(溝·깊이 150cm, 너비 350cm, 남아있는 길이 약 300m)을 파서 무덤 공간을 구분하고, 그 양측 사면으로 '둘레에 네모꼴의 작은 도랑(溝)을 갖춘 토광묘(周溝土壙墓)' 170여 기가 마치 현대의 공원묘지를 보듯 질서정연하게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이처럼 큰 도랑으로 대규모의 묘역을 구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무덤을 만든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앞으로 관련 학계의 연구가 기대되고 있다.

무덤에서는 '짧은목항아리(短頸壺)', 바리(鉢), 검은간토기(黑色磨硏土器), 고리머리장식칼(環頭刀), 쇠창, 쇠낫(鐵鎌), 청동마형대구(靑銅馬形帶鉤), 구슬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러한 유물 조합으로 보아 이 무덤군은 원삼국 시대에서 삼국 시대 초(3~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부 무덤에서는 백합조개, 피뿔고둥, 생선뼈(도미), 조류(꿩)의 뼈 등이 '짧은 목항아리' 안에 담긴 상태로 출토되어 주목된다. 이는 당시의 식생활은 물론, 금강의 수계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던 내륙지역(오송 지역)과 해안지역(서해안) 간 교역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물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봉산리 유적에서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 삼국 시대 돌덧널무덤(석곽묘), 고려~조선 시대의 주거지와 분묘 등이 확인됐다.

(재)중앙문화재연구원은 봉산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청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중부권의 문화상을 밝혀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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