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원자력연료, 혈세 7억 낭비... 공급코드도 잘못 표기 안전 우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력발전소 핵연료 생산을 전담하는 대전시 한전원자력연료가 방사능 누출 우려가 높은 불량 연료봉을 대량 생산했다가 폐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이 지난달 30일 한전원자력연료의 '최근 5년간 임직원 징계현황'을 분석한 결과, 핵 연료봉 생산과정에서 용접과 코드불량 등 품질에 따른 원자력 안전문제가 제기됐다.

한전원자력연료의 불량연료봉은 2011년 용접장비를 개선하면서 발생했다. 모터 등 교체된 장비의 품질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생산에 들어갔다가 용접부위 결함이 드러나 불량품 4천700개를 폐기했다.

핵 연료봉은 길이 4m의 지르코늄 튜브에 우라늄 덩어리인 플랫을 넣고 양쪽을 용접한 뒤 가로 세로 각 17개씩 289개의 집합체를 만들어 원자로에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용접부위에 결함이 생기면 우라늄이 새거나 냉각수가 스며들어 다량의 방사선이 누출된다.

누출된 방사능은 원자로 내 준위를 높여 운전을 정지시키고, 냉각수가 원자로 전체를 오염시켜 천문학적 처리비용은 물론 치명적 방사능 누출사고도 우려된다. 때문에 폐기된 불량 용접봉 재작업을 위한 인건비 등으로 7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

한전원자력연료는 불량 용접봉 관련 직원 3명에 대해 감봉 5개월, 2개월, 견책의 징계를 내렸지만 재발방지 대책으로 세운 용접비드 가공공정 폐지 등 공정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로에 직접 투입되는 핵연료봉 집합체 상단에 새겨지는 고유 코드조차 엉뚱하게 표기하는 황당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2010년 영광 원자력발전소로 공급될 핵연료봉 집합체의 코드부호가 'KY' 대신 'YG'로 잘못 새겨졌다.

코드부호는 핵발전소를 구분하는 기호로 자칫 용량이 다른 핵연료봉이 엉뚱하게 공급될 우려가 높은데, 단순 가공실수가 아닌 설계단계부터 잘못된 번호가 부여되고 제작업체 인수검사도 통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코드가 잘못 적용된 시점이 2009년 1월이고 문제가 드러난 것은 2010년 4월이지만 이 기간 동안 잘못 공급된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 감사보고서에서 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는 감봉(3개월) 1명, 견책 4명으로 마무리됐다.

 박 의원은 "한국원자력연료는 우리나라 핵연료를 독점 공급하는 만큼 적은 실수라도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사고를 불러일으키게 된다"면서 "품질과 안전의식을 높이고 기술개발에 대해서는 과감한 보상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김성호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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