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Let it be'
토요일 오후
앞 동에서 들려오는 서툰 피리소리
더듬거리는 도, 레, 미
며칠 지나 음표를 찍는 새처럼
경쾌하게 리듬을 탄다
파랑새가 바람을 밟고 스와니 강을 건너온다
언제부턴가 기다려지는 피리소리
오늘 아침 앞 동이 소란했다
아파트가 소음에 뒤집혔다 층간소음의 불씨가 되어
피리소리는 소각되고 말았다
호수공원 산책 중
호수에 떠있는 반달형 야외공연장
귀에 익은 연주소리,
물위를 자박자박 걸어오는 피리합주곡 스와니 강
소녀의 흰 손가락이 세상과 수화중이다
불우이웃돕기 장애인 공연
앞 동 피리선생이다
귀로 보았던
푸른 물 넘실대는 스와니 강
그 후 한번도 듣지 못했다
최태랑
▶2012년 '시와정신'으로 등단
▶수필집 '아버지 열매'
송창희 기자
333chang@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