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연동현 청주 흥덕경찰서 방범순찰대

고교를 시작으로 대학교까지 사회복지를 전공하다보니 다른 이들을 도와주는 게 익숙하고 딱히 뭔가를 바라고 했던 행동이 아니라 이런 글을 쓰는 게 낯설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나로 인하여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작년 12월 21일 필자는 몸살감기에 걸려 청주의료원으로 가기 위해 40-1 버스에 올라탔다. 곧 할머니께서 내 뒤를 따라 승차하셨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교통카드 오류가 나자 현금도 없으신지 안절부절 하셨다. 승객들은 다들 남 일이라 그런지 무신경해 보였다. 나도 모르게 주머니를 뒤져보니 현금 2천원이 있어 냉큼 가서 돈을 낸 후 할머니를 빈 좌석에 앉혀드렸다. 할머니께서 연신 감사하다 했지만 행여나 다치실까 웃으며 앉혀드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남들에게 칭찬 받을만한 큰일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 그 후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다만 이렇게 나설 수 있는 용기와 남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내게 가장 큰 무기라 생각한다. 다른 이가 곤경에 처했을 때 내부모 내형제라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세상은 행복으로 물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망설이지 마시고 자기의 일인 것 마냥 한 발 먼저 나서서 실천해주면 다른 이들도 따라올 것이다. 버스에 있었던 다른 승객이 나의 이런 모습을 국민신문고에 올려 경찰서장 표창을 받은 게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사소한 선행이 부풀려질 만큼 우리 사회가 이웃과 가족에게 소홀해 진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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