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직지보다 138년 앞서 제작

[중부매일 엄기찬 기자] 고려시대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100여 년 먼저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이다.

이것이 맞다면 세계 인쇄술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고, 직지를 청주의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청주시는 비상이 걸렸다.

8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국립 문화재연구소가 서기 1239년 고려시대 제작된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은 '증도가자'를 검증한 결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문화재 연구소는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학계 전문가 32명이 참여해 '증도가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109개 활자를 검증했다. 국립지질자원연구원 등이 활자에 묻어 있는 먹 성분을 검출해 방사성 탄소연대를 분석해 22개 활자의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얻었는데, 1033년에서 1155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의 제작연도인 1377년보다 앞서서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또 금속활자로 찍어낸 책을 목판본으로 발간한 서책인 보물 758호 '증도가'와 서체를 비교한 결과 상당히 비슷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활자의 금속성분을 X-선 형광 분석한 결과, 활자 3개를 제외하고는 성분 비율이 유사했다.

이밖에 부식된 정도도 일정한 것으로 나타나 가짜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용역에 참여한 검증단은 종합적으로 이번에 조사한 활자 109개 가운데 62개는 '증도가자'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검증 결과가 확실하다면 '증도가자'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보다 최소 138년이나 앞서 제작된 것이다. 고려시대인 1239년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가 간행됐는데, 이 책의 금속활자본을 찍는 데 사용된 홀자가 '증도가자'다.

2010년 한 사립 미술관이 해당 활자라며 101점을 공개하면서 학계에서는 뜨거운 관심과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엄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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