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비수기' 무색 가계대출 4천억 늘어 이례적

지난 1월중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대출이 8조7천억원 늘었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국내은행 대출은 1천264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8조7천억원 늘어났다.

1월 대출 증가분(8조7천억원) 중 대기업 대출(4조원)과 중소기업 대출(4조4천억원) 증가액이 8조4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기업들이 지난해 말 재무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대출을 많이 상환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돈을 빌렸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의 경우 1월이 이사철 비수기인 탓에 4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5조5천억원) 보다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2010~2014년 1월 평균 (-2조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였다.

이같은 가계대출의 이례적인 증가는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라간 전세가격을 메우거나 전세가가 비싼만큼 차라리 집을 구매하기 위해서 대출을 늘린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0.20%, 0.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사상 최고치인 70.6%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10개 구가 70%를 돌파했고, 경기도는 처음으로 평균 70%를 넘어섰다. 급등한 전셋값을 못 견딘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 2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충북지역도 수도권가 인접해 있는 만큼 매매와 전세 모두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치로 상승했다. 매매의 경우 지방 평균 0.16%보다 0.08% 높은 0.24%를, 전세는 전국평균 0.18%보다 0.15% 높은 0.33% 올랐다. 주택담보대출도 급증해 7대 시중은행의 올해 대출 증가액이 지난해보다 8배나 증가한 3조4천억원이나 됐다.

1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71%로 한달 전(0.64%) 보다 0.07%p(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0.88%)보다는 0.17%p 낮은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86%, 0.53%로, 지난해 12월보다 0.09%p, 0.04%p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1월 대출 연체율은 계절적 요인으로 소폭 올랐지만 1년 전보다는 하락했다"며 "개선추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건설·해운 등 취약업종의 대출 채권 부실화 가능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감안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 임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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