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 … 엄정조치"

경동맥 빗겨 치명상 피해 … 봉합 수술 성공적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괴한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당했다. 피습 용의자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5일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2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리퍼트 대사가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입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 참석했다 변을 당했다.

용의자 김모(54)씨는 현장에서 행사 참석자들에게 제압당해 경찰로 인계됐다. 김씨는 범행 직후 "전쟁 훈련 반대" 등을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과거에도 주한 일본 대사에 돌을 던지는 등돌발행동을 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 소식을 보고 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주한미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동 4개국 순방차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는 박 대통령은 이날 새벽(현지시간) 리퍼트 대사의 피습 사실을 보고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현지에서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늘 리퍼트 대사의 피습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철저한 수사 및 경계태세 강화 등 필요한 제반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리퍼트 대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고 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빠르게 움직였다. 청와대는 이날 김관진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과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마크 리퍼트 대사의 수술을 집도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수술은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의 얼굴 봉합 수술을 담당한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는 "광대뼈에서 턱까지 길이 11cm, 깊이 3cm 정도의 깊은 상처였는데 천우신조로 (흉기가) 주요 신경과 침샘 등을 빗겨나가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다만 조금만 더 (흉기가) 들어갔으면 경동맥이 손상됐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의 얼굴 상처는 불과 1∼2cm 차이를 두고 목 쪽의 경동맥을 빗겨나갔다고 유 교수는 전했다.

유 교수는 또 "기능적인 후유증은 없을 것 같지만 흉터가 전혀 없는 것처럼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1∼2년이 지나면 희미해져서 눈으로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외과 수술을 집도한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는 "리퍼트 대사가 공격을 팔로 막는 과정에서 왼쪽 팔의 전완부 중간 부분에 새끼손가락에서 엄지손가락 방향으로 3cm가량 관통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새끼손가락의 척골 신경과 엄지와 검지를 펼 때 쓰는 신경이 손상됐으나 봉합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현재 병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수술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3∼4일가량 입원치료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호 / 서울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