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인수 영동경찰서 112상황실 팀장

최근 영동읍내 모 슈퍼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자가 슈퍼의 문을 뜯고 물건을 훔치려다 도망갔다는 여성의 다급한 신고가 112로 접수됐다. 나이 많은 여주인이 혼자서 얼마나 놀랐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범인이 도주한지 얼마 안 되어 멀리 도망가지 못했고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즉시 관할지구대 모든 순찰차를 출동시키고 형사와 타격대를 사건현장으로 가도록 지령하였다. 이어 영동읍내에서 나가는 주요도로를 차단토록 파출소에 지령했다. 택시기사와 자율방범대등 치안파트너에게는 범인의 인상착의를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파토록 했다. 이후 문자메시지를 받은 택시기사의 제보를 받고 즉시 순찰자를 출동시켜 상습절도범을 검거했다.

영동경찰서 현관에는 '민원인이 내 부모, 내 형제라면…?'이라는 플래카드를 게시해놓고 주민을 맞이하고 있다. 112상황실에서는 이러한 마음으로 신고사건을 처리하고자 매일 전날에 발생한 112신고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간혹 불만족 응답이 나올 때마다 '앞으로는 내 가족이 신고한 것처럼 더욱 정성껏 처리토록 하겠습니다'라는 사과의 말을 잊지 않으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언성을 높이던 신고자도 고맙다는 말을 하며 전화를 끊는다.

많은 사람들이 21세기 성공 조건으로 공감능력을 뽑는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 줄 아는 공감능력이 조직의 성공에 중요한 키워드인 것처럼 '내 가족이 피해자라는 마음으로' 경찰을 찾아오는 주민의 입장을 헤아려 최선을 다해 정성껏 처리한다면 공감받는 경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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