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엄기찬 사회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다. 올해로 치면 11년째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전국 각지의 이른바 '홍등가(紅燈街)'로 불리는 성매매 밀집지역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청주도 속칭 '사오육'이라 불리며 사창동과 오종목, 육거리 일대의 성매매 밀집지역, 대전 역시 '유천동'으로 불리는 지역의 성매매 업소가 법 시행과 함께 없어졌다.

이런 진통을 겪은 끝에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성매매에 대한 인식 변화 등 법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예전처럼 붉은 등을 밝히고 화려한 옷차림으로 버젓이 손님을 끌어 모으던 모습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성매매는 이뤄지고 있다.

그것도 더 음지로 스며들며 법망을 피해 치밀하고 조직적이고 상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성매매특별법'이 양지의 '성산업(?)'을 없애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음지의 '성산업'을 키우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오피스걸'로 불리는 오피스텔과 원룸 등을 빌려 개인과 개인이 만나 이뤄지는 성매매다.

얼마 전 오피스텔을 빌려 여종업원을 고용한 뒤 인터넷으로 회원을 끌어 모아 성매매를 알선한 조직폭력배 등 일당 1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이런 '오피스걸'로 통하는 성성매 조직의 검거 사례는 흔하다. 지난 2월과 1월에도 비슷한 조직이 검거되는 등 음지의 '성산업'이 판을 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성매매가 주택가는 물론 학교 주변까지 스며들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는것이다.

'풍선효과(Balloon Effect·風船效果)'란 사회학 용어가 있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떠한 문제를 법과 같은 규제로 금지하면 또 다른 유사한 문제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은밀하고도 조용히 우리 주변의 '독버섯'이 더 많은 포자를 퍼트리기 전에 이제는 당국이 대책을 세워 이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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