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학교NLP심리상담연구회 고문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요즘 아버지는 직장에서 매일 늦게 들어오고 많은 엄마들이 돈벌이 전선으로 떠밀려 나가 아이들은 라면, 패스트푸드 등으로 식사를 때우며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할 시간조차 없어서 가정의 소중함, 부모에 대한 효도, 형제간의 우애, 사회예절 등 기본적인 인성교육이 사라져가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유대인 미국교수가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자신을 키워준 가장 큰 교육은 어린 시절 밥상머리에서 나눈 아버지와의 대화였다고 고백했다.

우리 교육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풍족한 환경에서 고생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은 제멋대로 행동하기 일쑤이고 점점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인성보다는 성적과 능력으로만 아이들을 판단하는 현실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놓치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아이들은 사회로 나가면 냉정한 현실 앞에서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삶을 선택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지식도 중요하지만, 지식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됨됨이의 인성교육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고대 이집트의 저 거대한 피라미드를 보라! 삼각형 모형으로 밑면이 인성이요. 꼭지점 윗면이 지식이라면 얼마나 듬직한 모습인가? 그런데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워 꼭지점이 밑면이 된다면 어찌될까? 불균형으로 인하여 언젠가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오늘날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져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 선조들은 지혜롭게도 밥상머리 교육으로 예절과 인성을 생활 속에서 실천했다. 지난날 조상들의 밥상머리 교육이 바로 인성교육의 장인 것이다. 교육의 첫 번째 스승은 밥상머리에서 예의법도를 가르치신 어른들이셨던 것이다.

예로부터 사대부집안에서 내려오는 식사법 가운데 식사오관(食事五觀)이라는 것이 있었다. 밥상머리 교육은 결코 고루한 교육방법이 아니라 끈끈한 사랑의 교육의 장으로 밥상머리 교육은 오늘날 학교폭력을 근절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버드대학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가족 식사횟수는 학업성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밝히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와 마주대하는 밥상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예절을 배우고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한 밥상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인 것이다.

바빠 매일은 어렵더라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가족식사의 날'로 정하고 집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삶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도 건강한 구성원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전만 해도 동방예의지국 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다시 아름다운 밥상머리 교육을 되살려 헤체되어 있는 가정을 일으키고 예절이 무너진 사회를 일으켜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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