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 10일부터 'WHO ARE YOU, 페이스'展

사람과 사람이 마주할 때 가장 처음 바라보는 곳이 얼굴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기억할 때 먼저 그 사람의 생김새, 즉 얼굴을 떠 올린다. 그만큼 얼굴은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얼굴은 때론 많은 말보다 상대에게 더 깊은 감정과 큰 진심을 이야기 해 준다.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는 이런 얼굴을 주제로 예술가와 관람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WHO ARE YOU, 페이스'전을 개최한다. 오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한달간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5명의 작가가 다양한 기법으로 그린 현대미술속 다양한 얼굴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다섯가지 얼굴. 작가들의 나이도 성별도 그림 그리는 방식도 다르지만 '얼굴'이라는 공통주제로 본인의 자화상,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얼굴, 추상적인 형태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얼굴에 담긴 메시지를 전한다.

김원용 작가는 새로운 시작과 다음 시간을 꿈꾸는 얼굴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Moment'시리즈의 재료는 화이버글래스에 겔코트를 입혔다. 조각 작품들의 중요한 특징은 찢어짐과 생성이다. 작가는 마치 찢어진 종이를 오물딱거려 새 작품을 이어 만든 것처럼 상실과 생성에 다리를 놓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가 의도한 찢어진 종이의 섬세함과 석고와 같은 단단함이라는 이중적인 질감을 표현해 내고 있다.

서영덕 작가는 용접한 자전거 체인과 공업용 금속체인을 엄청나게 많은 양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탄탄하게 엮어 '깊은 사색의 인체 형태'들을 조각해 낸다. 그의 작업은 대단히 독특하고 장인다운 꼼꼼한 솜씨를 담고 있다. 무거운 감정을 무거운 형태로 표현하면서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깊은 사색'의 분위기적 자각을 주조해 낸다. 차갑게 식어버린 현대인의 자화상을 자전거 체인으로 표현함으로써 삶의 고단함과 고뇌를 담고있다.

이동재 작가는 단색조 캔버스 위에 여러 크기의 알파벳 유닛을 이용한 초상작업을 보여준다. 비틀즈, 마돈나, 에미넴 등 유명 뮤지션의 노래 가사를 알파벳 유닛으로 배치함으로써 그들의 초상을 재현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유명 인사의 초상을 크리스탈이나 별을 재료로 한 시리즈에서 개개 인물이 갖는 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들을 명명할 수 있는 '스타'라는 공통분모를 빛을 발하는 재료로 표현하고 있다.

한영욱 작가는 알루미늄의 표면을 긁어서 표피와 머리카락의 질감을 만들고, 그 속에 반복적으로 색을 입히고 지우면서 금속의 긁힌 단면과 인물이 가진 질감을 맞추어 나가는 방식으로 한편으로는 낯설지만 또 한편으로는 낯선 만큼 생생한 인물화를 만들어낸다. 생생한 머리카락과 눈썹, 눈동자의 깊은 우수 그리고 피부와 땀구멍을 정교하게 묘사하고 그것이 정교함을 너머 작가의 작업의지가 기예(技藝)에 가깝다. 그의 작품에는 인물의 고단한 삶과 그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욕망과 꿈까지도 보이는 듯하다.

홍상식 작가는 빨대를 이용해 쌓기와 밀기 기법으로 인간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욕구, 욕망을 표현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국수다발의 단면을 꾹꾹 눌러가며 여러 이미지를 만들었던 놀이에서 작업이 시작되어 새로운 시각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대량생산된 빨대라는 일회용품을 이용해 우리가 음료를 빨아들이듯 다시금 물욕, 성욕, 등 이 시대의 욕망을 표현해 낸다. 수많은 빨대를 쌓아 양감을 통해 표현된 몸의 일부분인 눈동자, 입술 등의 그의 작품들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매직아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특별한 소재들을 사용해 만든 작품으로 표현된 현대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로 작가마다 특징적으로 표현한 얼굴을 감상 할 수 있다"며 "여러 분야 장르의 작가들이 표현한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 속 얼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각양각색의 얼굴 속에서 나의 얼굴을 한번 살펴보고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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