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 겸 충주주재 부국장

충주시생활체육회가 신임 회장이 들어온 뒤 파행 운영으로 연일 시끄럽다.

8대 회장으로 선출된 정종현 회장은 "공정성을 위해 공모로 사무국장을 뽑겠다"며 5명의 외부 심사위원까지 선정해 A사무국장을 선출하더니 불과 수일만에 일방적으로 사무국장 임명을 철회했다.

또 지난 달 16일 이사회를 소집해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B씨를 정관 규정에도 없는 '기획지원실장'이라는 자리에 앉히려다 참석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회장은 A씨의 사무국장 해임에 대해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며 "공모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사무국장 임명은 회장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에게 해임을 통보한 시점은 A씨가 사무국장으로 선출된지 불과 수일만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인데다 정 회장 역시 회장으로 취임조차 하지 않은 기간이다. 이 때문에 업무능력 운운하는 것은 해임을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으며 객관성과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정 회장의 말대로 사무국장 해임이 회장의 고유 권한이더라도 이 권한을 제멋대로 휘둘러서는 안된다. 그의 말대로라면 차라리 공모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옳다.

당시 열었던 이사회는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 상급단체인 충청북도생활체육회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다시 임시총회를 열어 이사와 사무국장 등의 임명을 위한 '임명직임원 인준 위임건'을 상정했지만 대다수 대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대의원들은 "누구를 선임할 생각인지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백지수표식 위임을 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정 회장은 이날 총회와 이사회를 동시에 소집했지만 이사진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사회 자체가 무산됐다. 사사건건 망신살이다.

이처럼 생활체육회가 엉망진창으로 운영되자 일부 대의원들이 충주시생활체육회에 정 회장을 탄핵하기 위해 임시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일방적이고 파행적인 운영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보면서 공인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공인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근본적인 목표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다.

생활체육의 진정한 목표는 국민들을 체육활동에 참여토록 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충주시생활체육회는 본연의 업무는 제쳐두고 엉뚱한 시비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정 회장의 책임이다. 현재 그의 행보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만 행사하려 하고 의무는 도외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정 회장은 회장선거에 나선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한다.

개인의 명예나 욕심 때문이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여러 사람들을 편하게 하는 길이다. 만약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회장이 됐다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떤 단체든, 회장을 위해 회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회원들을 위해 회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정 회장의 결단만이 충주시생활체육회를 다시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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