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산과 맑은 계곡, 그리고 시원한 바다가 모두 그리운 성하의 계절. 바다에 가면 산이 보고싶고 산에 가면 바다가 생각난다. 산도 좋고 바다도 좋은 해변의 산은 별난 여름의 맛을 준다. 뙈약볕 아래 장쾌한 능선길을 걸으며 맛보는 푸른 바닷물의 일렁임은 피서객들의 마음을 여지없이 흔들어 놓는다.
 바다의 마음을 읽기란 쉽지 않다. 단순히 해수욕을 즐기는 것은 피서이고 산과 바다를 함께 보며 곳곳을 둘러보는 것은 관광이다. 여름 관광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산과 바다의 넉넉한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거기서 진미가 우러나는 법이다.
 여름철 능선산행은 다른 산행보다도 체력소모가 심하긴 하지만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않고 고칼로리의 음식물을 자주 섭취하며 아침 일찍 새벽에 오르면 산행에 큰 도움이 된다.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위치한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의 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연 2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이 곳은 등산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는데 윗섬에 위치한 지리망산, 일명 「사량도 지리산」은 육지의 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는 작지만 산행코스나 암릉미에 있어서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돈지리를 기점으로 지리산(3백 98m), 불모산(3백 99m)을 거쳐 옥녀봉(2백 91m)로 이어지는 6.5㎞의 종주코스는 총 4~5시간이 소요되지만 빼어난 암릉과 바위봉우리들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끼고 외줄타기와 사다리타기, 철계단 등을 통과해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사방을 둘러싼 남해의 푸른 바다와 들쭉날쭉한 지리산 능선 좌우로 바다 저편에 떠있는 섬들의 정겨운 풍광을 맞볼 수 있다.
 사량도 산행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다낚시이다. 특히 아랫섬에만 약 7개의 갯바위 낚시포인트가 있는데 1년 내내 뽈락, 도미, 도래미, 광어, 감성돔을 찾는 낚시광들을 유혹한다.
 사량도 윗섬에는 「사량호」 도선장을 중심으로 위쪽 내지마을, 아랫쪽 돈지 마을까지 포장도로가 나 있어 자가 운전자들에게는 해안선을 따라 약 1시간 여의 시원한 드라이브를 권해볼 수 있다. 윗섬에는 약 7개의 크고 작은 마을이 섬자락 구비구비마다 자리하고 있다.
 각 마을 마다는 민박집과 음식점이 들어서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시원스레 펼쳐진 소나무 숲과 여기저기 눈에 띄는 고구마, 양파밭 등등이 도보 여행객들에게 또한 즐거운 여정을 제공한다. 총 학생수 13명의 사량초등학교 내지분교가 있는 내지마을은 마을이름이 새겨져 있는 낡은 나무판만큼이나 정다운 곳이다. 한 여름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더불어 여행객들에 쉴만한 자리를 내어주고 있으며 또한 이곳에서의 낙지잡이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으로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할 만하다.
 한편 사량호 도선장에서 내지마을까지 이르는 도중에는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한 사량도 유일의 대항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사량면사무소 뒷길 해안선을 따라 한 15분쯤 걸어 내려가면 고운 모래사장이 드리워져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장, 야영장, 파고라 등의 부대시설 또한 잘 갖추어져 있어 아름다운 사량도에서의 섬산행과 해수욕이라는 두 가지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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