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이민우 사회부장

청주시는 원도심 팽창으로 인한 각종 지구·택지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도심지는 낙후 이미지를 못 벗고 있다. 도심 기능을 재활시킬 수단이 바로 '도시재생사업'이다. '재생(再生)'은 뉴타운 사업 등의 대안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 역사, 사회가 공유되는 점에서 단순한 재개발과는 다르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지난해 대표 도심공동화 지역인 옛 청주연초제조창과 주변 일대를 문화·관광·레저 중심지로 변신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계획해 국토교통부로부터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선정돼 국비를 지원 받게 됐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 등의 의견차이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문제의 핵심은 ▶용역결과가 부실하다는 점 ▶민간자본 유치가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주변 상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충북·청주 경실련 등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도시재생사업 활성화대책을 전면 재수립하라"고 촉구하면서 "특색 있는 개발과 시민참여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거센 반발을 보였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주민들도 연초제조창이 폐쇄된 후 인근 지역의 상권침체에 따른 우범지대로 전락해 주민들이 살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한 대립을 보였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우려하는 사안 중 대기업의 민자 유치 규모가 클 경우 그 수익이 지역에 쓰이지 않고 대기업의 거대 자본화에 일조한다는 논리다. 이처럼 주민간의 각기 다른 의견으로 도시재생 사업의 롤모델을 기대했던 옛 연초제조창이 청주시의 골칫덩이가 돼버렸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각종 용역과 주민들의 의견 등을 거쳐 지난 16일 이 지역 개발 계획 최종안을 도출했다.

이날 시는 민간참여 사업비를 34% 줄이고 복합문화레저시설에 대형 유통시설 입점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옛 연초제조창 중심 도시재생 선도지역 활성화 계획 최종안'을 내놓았다.

시는 주민설명회,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및 토론회 등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문화업무 부도심 형성'을 비전으로 한 선도지역 활성화 계획 최종안을 마련해 청주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 보고했다. 시는 애초 2천600억원으로 계획했던 스튜디오 레지던시와 행복주택, 비즈니스센터 비즈니스 중저가 호텔, 복합문화레저시설 등 민간 투자 사업비를 1천718억원으로 줄였다.

시는 특히 대형마트, 아웃렛 뿐만 아니라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백화점까지 복합문화레저시설 입점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옛 연초제조창 동부창고 일부 공간에 건립할 스튜디오 레지던시, 행복주택 규모를 470가구에서 70가구로 조정하고 동부창고는 국비를 지원받아 시민예술촌으로 만들기로 했다.

복합문화레저시설 사업 규모 등을 축소하면서 전체 사업비는 3천962억원에서 21.5% 감소한 3천114억원으로 줄었다. 시는 중간보고회와 주민설명회 개최 , 도시재생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달 말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옛 청주연초제조창 중심 도시재생 선도지역 활성화 사업은 6월부터 2018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최종안 활성화 계획은 큰틀에서 사업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앞으로 청주시는 시민단체, 인근 지역상인·성안길상점가 상인회 등도 지속적으로 만나야 하며, 다 함께 참여한 상생개발로 도시가치를 상승시켜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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