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청주시 미래, 그린시티를 꿈꾸다]2 부산, 명품도시를 만나다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의 뿌리가 되는 토착산업을 살리고, 주거환경 개선과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지역의 커뮤니티를 살려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이다. 부산시의 경우 바다와 어울어진 지리적 이점과 도심공원과 문화적 특성을 살려 녹색도시 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구도심의 경우 자생적으로 움트는 문화의 거리와 지역 전통시장 특성을 살려 녹색 명품도시로 거듭 진화하고 있다.

◆'상전벽해' 부산 국제시장을 가다= 부산에는 한국전쟁 피난민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범일동, 수정동, 초량, 영주동으로 이어지는 산복도로(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와 산비탈에 몸 하나 누일 땅을 차지한 판잣집 등이 산재돼 있다. 살 곳을 찾아 떠난 피난민들은 무덤이 있는 우암동 산189번지와 문현동 돌산마을로도 파고들었다. 태풍이 불면 날아갈 법한 집들 사이로 지금도 무덤이 남아 있다.

국제시장 또한 피난민들이 깃든 곳이다. 국제시장과 이어진 부평동시장은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 조선에 세워진 최초의 공설시장이다.

국제시장은 부산 중구 신창동4가에 위치하고 있있다. 부산 사람들은 남포동 영화의 거리를 갈 때도, 광복동 패션거리를 갈 때도, 보수동 책방골목을 갈 때도 '국제시장 간다'고들 한다. 그만큼 부산에서 국제시장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국제시장은 해방 이후 형성돼 한동안 전국적인 상권을 이뤘다. 늘 사람이 몰렸고, 많은 돈이 오갔고, 시끄러웠고, 그 속에서 다양한 문화가 파생됐다.

해방 전 일제는 조선 전통 재래시장과 달리 일정 설치 조건을 갖춘 공설시장을 만들어 일본인에게 운영권을 줬다. 부평동시장에선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을 위한 물품이 거래됐다. 지금 국제시장 자리는 태평양전쟁 때 연합군의 공세에 대비해 일제가 주택가와 상가를 강제 철거한 공터였다. 해방 이후 일본에 강제징용됐다가 돌아온 동포, 한국전쟁 피난민 등이 이 자리에 흘러들어오면서 국제시장이 형성됐다.

1945년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이들이 비축했던 전시 통제 물자와 미군 물자도 국제시장 일대로 흘러들어갔다. 미군 부대에서 나온 깡통 식품 등이 많다는 뜻에서 부평동시장은 '깡통 시장', 물건 종류가 많고 규모가 큰 국제시장은 '도떼기 시장'으로도 불렸다. 지금도 국제시장과 부평동시장에는 일제나 미제 물건을 파는 가게나 중고 옷가게들이 많다. 과거 우유가 귀하던 시절, 분말 형태로 만들어 먹던 우유 가루가 지금도 국제시장에서 유통된다.

판매 품목별로 1~6공구로 나뉜 국제시장은 1만2천95㎡ 연면적에 1천489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잦은 대형 화재가 상인들의 재산과 눈물을 훔쳐간 곳도 국제시장이다.

◆세계적 문화 명품시장 조성= 하지만 올해 처음 1천만 관객을 불러들인 영화 '국제시장'의 촬영 무대였던 부산 국제시장이 세계적인 명품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부산시는 영화 흥행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 가기 위해 명품시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시는 우선 K팝 등의 한류 공연과 한국 문화 및 영화 체험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영화 스틸컷을 시장 외벽에 장식하는 등 영화의 열기를 지속시켜 나갈 예정이다. 꽃분이네에 집중됐던 방문객을 분산시켜 국제시장의 모든 상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다.

빈 점포를 활용한 테마별 촬영 세트장과 영화테마 카페, 국제시장과 연계한 근대역사 투어길을 조합한 '영화의 거리'를 조성한다. 사람 중심의 문화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대청로에서 국제시장 사거리에 이르는 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한다.

국제시장과 나란히 붙은 부평깡통시장과 연계해 야시장을 개장하고 다문화가족 및 외국인을 위한 상설 문화 공연장인 '얼씨구 국제시장', 세계 벼룩시장, 흥남철수·파독광부·베트남전쟁·이산가족 등 영화 속 이야기를 소재로 한 '골목길 버스킹'을 조성하기로 했다.

부산시 중구 관계자는 "지역 제품을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제시장을 디자인으로 포장할 계획"이라며 "상인 및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하반기부터 사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3년간 2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청의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에도 응모했다.

◆자갈치 시장, '글로벌 수산명소' 탈바꿈… '게스트하우스·하늘공원'도 마련= 전국 최대의 어시장인 부산 자갈치 시장. 한국전쟁이 터진 뒤 부산 아지매들이 부산 남항에서 들여온 생선을 고무 대야에 놓고 팔던 것이 어시장으로 발전했다. 생선·건어물 등 갖은 수산물을 살 수 있다. 2006년 들어선 7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에는 게스트하우스, 하늘공원 등도 마련돼 있다. 그와 상관없이 야외 노점상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생선구이·생선회·곰장어·곱창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수두룩하다.

2014년부터 부산시는 수산물 공급단계부터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고 노후화된 자갈치 수산식품 기반시설 재조성을 위해 '자갈치 글로벌 수산명소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동북아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남항 내 부산 공동어시장 현대화, 도심형 관광 위판장 건립과 함께 추진된다.

클러스터 구축 사업은 향후, 감천항 물류무역기지와 연계돼 부산이 해양수산거점도시로 거듭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산명소화 사업은 총사업비 184억원을 투입, 물량장 기반시설 조성과 노점상·환경 정비 및 씨푸드 테마파크·홍보관 건립 등을 통해 국제적 명성에 걸 맞는 명품 수산시장으로 재조성된다.

부산시는 지난해 이번 사업추진을 위해 자갈치가 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 및 관광명소임을 내세워 국비 50%를 확보했으며 올해에도 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착수했다.

부산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의 무질서하고 비위생적인 공간을 정비, 안전한 먹거리 및 단절된 보행로를 개선하고 물량장 등 항만시설 본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시민들의 접근성 확보로 자갈치 고유의 역사, 문화, 관광 및 상업기능의 연대성을 확장해 자갈치만의 정서가 담긴 해양수산복합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초 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도 '무한변신'= 이밖에 인근에 있는 서구 송도해수욕장은 남한에서 가장 먼저 생긴 해수욕장이다.

2013년 개장 100주년을 맞은 부산 송도해수욕장에는 '옛 4대 명물' 중 하나인 케이블카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민간 업체의 제안으로 추진되는 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서쪽 송림공원에서 동쪽 암남공원까지 1.6㎞ 구간을 연결하는 '모노 케이블 곤돌라'다.

탑승인원이 10명 내외인 객실 27기가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운행하는 방식으로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또 부산의 첫 '바다 자동차야영장'도 이곳에 생길 전망이다. 송도해수욕장 동쪽 공간 일부를 메워 조성되는 '오션파크'는 수변 산책로, 공연무대 등과 함께 43면 규모의 바다 자동차야영장 등으로 꾸며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구는 지난해 해상 다이빙대를 복원했으며 놀잇배인 포장유선, 구름다리의 복원도 추진하고 있다. /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 팀장 이민우, 팀원 류제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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