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우리는 왜 어리석은 …'을 읽다

마침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전패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이 책을 소개한다. 책 머리말이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엉망이 되어버린 우리의 상황을 부시 대통령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태도라고 확신한다. 또한 나는 덜 당파적이고 더 유능하고 시민의 자유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지도자가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고 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들이 바로잡히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시 집권 이전부터 잘못은 늘 있었다. 부시의 결점이, 이전까지 눈에 잘 띄지 않던 것들을 보게 만드는 유쾌하지 않은 기회를 우리에게 주었을 뿐이다." 이어서 지은이는 "진부한 말이지만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한다."

이 책에서 관심 있게 보아야 할 몇 가지 주제가 있다. 첫째는 국민신화와 마주하기. 오바마 당선으로 미국 국민은 스스로 똑똑한 것 아니냐는 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이말 속에는 선택한 후보의 승리가 대중의 지성을 보여준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불과 4년 전 부시를 뽑았던 현혹되기 쉽고 때로는 지독하게 무지한 나라가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정치에 대해 문외하고 신문도 보지 않으며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나라가 자신의 조국임을 모르는 미국인들의 바보 같은 선택이 자주 있었음을 주목한다.

둘째는 대중의 지독한 무지. 1991년 미국인들에게 미국 상원의원의 임기가 6년이라고 대답한 미국인은 26%, 몇 해 전에는 20%만이 미국의 상원의원이 100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는 지난 반세기동안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미국인의 10%만이 노르만 정복이 있었던 해를 알고 있었고, 14%가 우드로 윌슨이 '민주주의를 위해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다. 과거보다 정치적 사실에 대한인지가 더 낮아졌다.

셋째, 유권자들은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 오로지 신화만이 국민을 지배한다. 이 책에서는 유권자들에 대해 "뉴스의 주요사건들을 모르고 정부의 기능과 책임을 모른다. 또한 사실이 무엇이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한다. 근시안적인 사고로 국가의 장기적 이익에 반하는 공공정책을 지지한다. 여기에 두려움과 희망을 이용한 정치선동에 쉽게 흔들리는 멍청함까지 가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넷째, 대중의 무관심과 책임지지 않는 국민이 있다. 9·11사태와 이라크전 등과 관련해 미국이 오도했던 내용은 이미 충분할 만큼 있다. 저자는 미국이 대중의 무관심과 피상적인 이해에 대한 끔직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라고 했다.

저자는 말미에 현명한 유권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길 권고한다. 어리석은 유권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한다. 멀쩡한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드는 게 오늘날의 선거문화이고 미디어와 언론들 역시 유권자를 어리석게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는 현실을 나름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한번쯤 아니, 지금 시점에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 http://blog.daum.net/toadtown/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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