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스토리 시즌2 중부매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 캠페인] 나눔 풍작 '음성군 나눔봉사단'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와 봄임을 잊게 했던 지난달 30일 음성으로 '나눔여행'을 떠났다. 달리는 차 안으로 내리쬐는 봄볕은 딱 한여름의 열기 같았다. 그러나 더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있다. 바로 이번 '이름 없는 천사를 찾아 떠나는 나눔여행'의 주인공 '음성군 나눔봉사단'이다. 물질적인 기부에 머물지 않고 이웃을 찾아 나누고 베푸는 이들의 활동은 옥수수 알갱이처럼 작지만 알알이 알차게 영글어가는 나눔이었다. '열정은 성공의 열쇠,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라는 말이 있다. '음성군 나눔봉사단'을 보니 꼭 이 말이 생각났다. 단체는 결성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현재 회원 수가 56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서 성공한 봉사단체로 손꼽힌다. 뜨거운 열정이 성공의 열쇠가 됐고 이 성공을 완성시킨 바탕에는 역시 '나눔'이 있었다. 오늘도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막 심은 옥수수의 영양분이 돼 알갱이가 옹골지게 꽉 들어찬 결실을 약속하고 있다. 왜 이들의 나눔을 '옥수수 알갱이'에 비유했는지 이제 이들의 손품 팔고 발로 뛰는 나눔 이야기를 풀어 볼까한다.

'음성군 나눔봉사단'을 이끄는 이홍기(65) 단장과 서극원(62) 사무국장, 심경희(52·여) 회원을 만난 날 이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옥수수를 심었다고 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옥수수를 심고 왔어요. 음성이 시골인데도 노는 땅이 많아 그곳에 옥수수를 심어서 수확하면 '착한가게' 가입해 기부에 참여한 분께 수고하셨다는 의미로 드리려고 합니다."(심경희)

'착한가게'는 매달 수익금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가게로 보통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가입이 이뤄지는데, '음성군 나눔봉사단'은 이런 가게를 찾아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착한가게 참여자의 고마운 마음과 공동모금회와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옥수수'였다. 그들의 나눔은 어려운 이웃을 넘어 기부에 참여한 고마운 이들에게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그들의 나눔은 한 알 한 알이 모여 알차게 영근 옥수수를 닮았다.

"착한가게를 발굴하기 시작한지 5월 30일로 딱 1년이 됩니다. 1주년에 맞춰 착한가게 200호점 개점 행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약 160개 정도 달성했어요.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이홍기)

충북에서 음성군을 빼고 군 단위 어느 지역도 160여 개에 달하는 착한가게가 있는 곳이 없다. 모두 '음성군 나눔봉사단' 회원들이 발로 뛴 결과다. '음성군 나눔봉사단'은 현재 연말에 하는 성금모금과 착한가게 기부자 모집, 지역 내 시설 봉사 등 크게 세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쓰는 것이 착한가게 발굴로, 회원들이 발품과 손품을 팔아 '착한가게 200호점 돌파'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고 있다.

"착한가게 발굴도 하지만, 저희들은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를 해요. 그날을 택해 봉사활동도 하는데 양로원에 가서 노인 분들 목욕시켜 드리고 웃음치료나 마사지, 말동무 돼드리기 같은 활동을 합니다."(서극원)

'음성군 나눔봉사단'의 활동은 물질적 기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양로원 같은 시설방문이나 홀몸노인,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 청소도 하고 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서극원씨와 심경희씨는 지난해 봉사활동 시간만 300시간 이상으로 자원봉사센터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500시간 이상 달성이 목표라고 한다.

"올해는 500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자원봉사센터에서 500시간이 넘으면 금뱃지를 달아주거든요. 그거 한 번 받아보려구요."(심경희)

심경희씨는 같은 봉사라도 목표를 정하고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목표를 정했단다. 지금 정말 신바람 나게 봉사를 하고 있다며 "목표를 정하고 하니까 재밌지 않나요?"라는 말에 이들에게 봉사로 나누는 삶이 얼마나 알차게 가꿔지는지 잠시 생각하게 됐다.

열정적인 '음성군 나눔봉사단'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약속한 인터뷰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시설에 계신 분들은 어느 정도 돌봄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오히려 홀로 지내는 노인 분들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주로 그런 방향으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봉사를 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살 예정입니다."(이홍기)

"아이들은 엄마가 봉사하는 걸 좋아하고 또 많이 응원해줘요. 아이들이 다 크니까 부모가 즐겁게 생활하는 게 진짜 부모노릇을 하는 것이더라고요. 봉사로 좋은 일 하는 분, 좋은 벗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심경희)

"대부분 은퇴하신 분들이 많아서 시간적 여유가 되니까 단합도 잘되고 활동에도 적극 참여합니다. 저는 올해 (봉사활동) 300시간을 넘겼는데 심경희씨와 같이 500시간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서극원)

늦여름에 수확할 예정인 오늘 새벽에 심은 옥수수가 속이 꽉 들어 찰 것처럼 서로의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달리는 '음성군 나눔봉사단'의 활동이 언제나 풍작이길 기원하며 오늘의 '나눔여행'을 마친다.

/ 엄기찬.문송이



■ 음성군 나눔봉사단 명단

▶이홍기 ▶박용완 ▶박용진 ▶이병길 ▶성하옥 ▶이병옥 ▶우성수 ▶박현규▶남오현 ▶곽용규 ▶김춘숙 ▶함영철 ▶김복희 ▶윤영미 ▶김영화 ▶서미경 ▶임종주 ▶양금석 ▶박준혁 ▶박천기 ▶조천행 ▶유영명 ▶이재선 ▶박계숙 ▶김혜란 ▶최미숙 ▶남걸우 ▶서극원 ▶김정숙 ▶이동순 ▶권옥연 ▶임진규 ▶박필원 ▶신정자 ▶원유복 ▶정우석 ▶이현택 ▶임흥완 ▶송춘홍 ▶하대석 ▶원종성 ▶고정옥 ▶배현숙 ▶심경희 ▶주영미 ▶이태수 ▶조하영 ▶양화규 ▶남애자 ▶안용자 ▶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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