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충북여성리더십 세미나'

 '리더십'이란 공동의 과업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자발적인 도움과 지원을 끌어내는 사회적 영향력의 과정을 말한다. 시대가 변하고 정치·경제적 지형과 산업현장이 변화를 거듭함에 따라 리더십의 정의와 유형도 그 유형을 달리하고 있다.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본부장 오경숙·이하 새일)은 지난 13일 청주라마다호텔에서 '충북여성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새일본부가 주한미국대사관과 함께 충북지역 여성친화일촌기업 여성중간관리자들의 리더십 향상을 위해 마련한 행사로, 여성 3인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주부에서 도의원'이 된 이숙애(53) 충북도의원, '여성학자에서 행정가'가 된 변혜정(50) 충북도 여성정책관, 건설자재 전문기업에서 리더로 일하고 있는 윤경희(42) (주)서보산업 경영본부장의 사례발표를 통해 오늘도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여성과 조직내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여성들에게 '한 줄기의 빛'이 되기를 기대하며 그 내용을 전한다.

▶이숙애 충북도의원 '평범한 주부에서 도의원으로'= 나는 어린 시절 엄마랑만 말을 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 조선시대를 방불하는 시댁을 만나 '영원한 을'로 생활하던 중, 1993년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나도 큰 용기를 내어 방송통신대에 입학했다. 그 당시 내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던 것이 오직 '공부'였다. 처음에는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공부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수학만 2개 틀렸을 정도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됐다. 이후 성폭력 상담원 교육의 기회를 얻게 됐고 '청주여성의 전화'와 만나게 됐다. 그렇게 나 자신을 찾게 되었고, 내친 김에 석사와 박사까지 마치게 됐다. 충북여성정치세력 민주연대로 자리를 옮겨 여성정치인 육성에 앞장 섰고, 청주시자원봉사센터장을 역임하며 2년 3개월간 자원봉사자가 중심이 되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 그후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새정치민주연합(비례) 충북도의원이 됐다. 이렇게 나는 평범한 주부에서 여성복지전문가, 시민운동가, 양성평등·성희롱예방 전문강사, 사회복지 입문 그리고 정치가로 거듭났다. 내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면서, 수많은 문제들과 부딪히고 그것을 견딜 수 있었던 자원은 '심성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나에게 오는 문제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느끼기'를 어려움과 마주하는 삶의 도구로 썼다. 그리고 모든 것을 고지식하게 진행했던 것이 어느날 내 능력이 되어있음을 느낀다. 끝으로 많은 여성들에게 "최선을 다해 주인인 것처럼 일하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여성학자에서 행정가로'=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 나의 대학시절을 돌아보면 시위때 돌을 깨서 주머니에 들고 가는 것은 여학생이었고, 돌을 던지는 건 남학생이었다. 이것에 대해 나는 의문을 갖기도 했고, 솔직히 앞에 서서 돌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도 했다. 그 두려움 때문에 현장보다는 학문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여성학자인 내가 충북도 여성정책관으로 청주에 왔을 때 "니가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라는 시각이 많았다. 또 "결혼은 했냐", "남편이 돈을 못버냐?", "자식이 없냐?", "친정이나 시댁이 여기 있냐"라고 물었다. 그러면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은 무엇이었나. 3년간 이런 시각으로 부터 나를 극복하게 한 것은 '매일의 글쓰기'였다. 책으로 썼으면 아마 여러 권이 나왔을 것이다. 결국 나는 '내 주변과의 약속', 그리고 이 사회에서 말하는 남성중심적인 관행을 바꿔보고 싶은 '사회와의 약속'으로 인내했다. 어찌보면 이것은 '현장에서의 여성운동'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남성들과 연대하며 조화롭게 생활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들과도 연대하며 사회변화를 공유해야 한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또는 '남성처럼'의 리더십을 따르다 보면 어느 순간 유리천장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 유리천장은 어쩌면 나 자신이다. 남성과 같은 리더십을 따르다 보면 결국, 가정을 버리고 일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다. 따라서 가끔씩 멈춰서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서 미래를 향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권해본다.

▶윤경희 (주)서보산업 경영본부장 '기업에서의 여성리더십'= 서보산업은 건축과 토목, 플랜트 공사 등 시공에 필요한 가설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수출액 500만불을 넘기며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기업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남성위주의 기업에서 여자가 어떻게 경영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지 의아해 하는 분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조직안에서 여자들은 많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여자말이 맞다", "엄마말이 맞다" 하듯이 여성들에게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주제를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 또 공감능력도 뛰어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리더로 키워지기까지는 많은 부딪힘이 있고, 신뢰를 얻기까지 많은 능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사실 '여성리더십이다, 남성리더십이다' 하고 구분짓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뒷받침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고 우리 사회가 아직 남녀리더십의 구분이 필요없는 선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구분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중요하고, 리더로 커야만 우리사회의, 조직의 환경도 바꿀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주어진다. 따라서 '자리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내성도 필요하다. 하나의 사항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목표의식을 정확하게 갖고 네트워킹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관리 이전에 중요한 것이 체력관리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업무성과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내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소통'이다. 그리고 어려움을 만났을 때는 모든 것을 멈추고 제 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면 잘못된 부분이 보이면서 해결방법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믿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 자신이 포기하지 않으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많은 여성들의 약진으로 남성, 여성에 대한 구분이 없어지는 세상이 되길 꿈꿔본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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