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구철 부국장 겸 충북북부본부장
친동생 반기상 부자의 사기 의혹
반기문 총장 청렴이미지 큰 오점
가족과욕으로 명예 무너지면 안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15 국제교육포럼' 참석을 위해 귀국했다. 2년여 만의 귀국이다. 반 총장의 이번 귀국은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기문 대망론과 맞물려 큰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지난 15일과 16일 양일 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의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반 총장은 36.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1.2%)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렇다 보니 국내에 들어와서 움직이는 그의 일거수일투족도 세간의 관심거리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북한 측의 철회로 방문이 무산됐다. 수포로 돌아갔지만 반 총장의 북한방문 시도는 그의 평화메신저 이미지 각인에 꽤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 개성공단 방문 철회에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기문 대망론이 떠오르면서 이같은 반 총장의 행보에 대해 정치적인 해석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는 이미 수차례, "사무총장 임기가 끝난 후 정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자신의 움직임에 대한 정치적인 해석에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반 총장 대망론이 고개를 들고있는 것은 그가 세계를 움직이는 지도자인데다 온화하고 청렴한 이미지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총장은 음성이 낳고 충주가 기른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청인들은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의 가족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더욱 각별했을 것이다.

2년 전, 유엔 사무총장에 재선된 뒤 금의환향한 그의 모습은 너무도 밝고 당당했다. 그러나 이번에 인천공항에 들어서는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않았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 언론의 관심도 크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친동생인 반기상 씨와 그의 아들인 반주현 씨가 경남기업 소유의 베트남 랜드마크72 매각 협상과 관련, 사기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씨 부자는 카타르투자청과 랜드마크72 매각협상을 벌인다면서 반 총장의 배경을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부동산을 사는 것으로 알려진 카타르투자청과 단 한번도 접촉하지 못한 채 2년을 넘게 기다리다 결국 매각이 무산됐고 경남기업의 성완종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반기상 씨 부자의 사기 의혹은 반 총장의 깨끗한 이미지에 큰 오점을 남겼다. 반 총장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도 상처를 입혔다. 국민들은, 특히 반 총장의 고향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지도자의 가족들에 대한 처세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반 총장의 명예는 자신 뿐 아니라 반 씨 가문의 영광이다. 가족들은 반 총장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낮추고 함께 노력해야 했다. 평생을 쌓아온 명예가 가족들의 잘못된 과욕 때문에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대 대통령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각종 비리에 휘말려 법정에 서는 부끄러운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봐야 했다. 지도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나 친지들이다. 자신의 과오가 지도자의 명예를 자칫 멍에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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