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전 세계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 삶의 주요한 트렌드는 웰빙이 자리잡고 있고, 그중에서도 건강이 최고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에 발맞춰 갖가지 건강기능식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식품소재들이 기능식품으로 가공되고 있습니다.

한동안 건강기능식품을 주름잡던 홍삼과 비타민류, 오메가-3같은 특정제품군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 가시오가피추출물 등으로 확대되며 다양한 품목들이 고르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규모는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고,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비타민 또는 건강기능식품 등 영양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등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간편하고 쉽게 건강을 관리하려고 하는 흐름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시장은 2013년 1조8천억원에 달하는 등 4년만에 55%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고, 연관산업까지 합하면 연간 4조원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이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완화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건강기능식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판매처를 다양화하면서 마트나 슈퍼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지만, 오히려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고 있고, 건강가능식품에 대한 맹신과 과소비를 조장하는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검증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백수오 논란에서처럼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허위·과대광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백수오에 대해 몸에 난 작은 종기나 치질을 낫게 하는 효과가 있고, 여성의 출산 후에 기력을 보충하는 효과도 언급하고 있으며, 얼굴빛을 좋게 하며 늙지 않고 오래 살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는 등 민간에서 오랫동안 여성의 갱년기증상을 완화해주는 효능이 있는 약재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임상적·약리적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고, 과학적 검증이나 부작용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 및 관찰도 시행되지 않고 있는 등 약품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광고를 보면 이런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의 구분의 취지는 망각하고, 건강기능식품이 약리적 효과를 보증하는 것처럼 오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효능에 대한 검증 못지않게 제조 및 유통과정상의 안전관리도 문제입니다. 식약처가 안전관리 주무부서이긴 하지만, 고질적인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제조업체의 자체 품질검사에 안전관리를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단속위주 행정일 뿐이지, 실효성있는 안전관리대책은 되지 못합니다. 정기적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검사를 하는 규정도 따로 마련돼있지 않아, 제조·수입업체가 문제가 있다고 신고를 하거나 소비자들로부터 제보가 들어오는 경우에야 검사가 진행된다고 하니, 걱정스런 상황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상황에서 특정 식품이나 건강식품이 질병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효능을 부풀리면 소비자는 현혹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효능만을 지나치게 부각시킨다는 것은 허위·과대광고의 대표적인 사례일 확률이 높은 것이며, 이를 분별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소비자 스스로가 허위·과대광고를 식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하고, 자극적인 문구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건강기능식품 관련 업체 종사자들 스스로도 자극적인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타 업체 제품과 비교·비방하는 광고보다는 절차와 제도에 따른 원칙에 입각한 제품제조와 윤리적 판매를 지향해야 합니다. 업계 전체가 자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으며, 관련산업 자체가 공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한 식품의 존재의 이유는 오로지 '소비자의 건강'에 있습니다. 식품기업의 가장 기본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며, 원칙이 바로서야 소비자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식품이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시한번 원칙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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