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북 첫 메르스 확진 발생한 옥천 가보니외출 자제에 거리·식당·병원 곳곳마다 '썰렁'확진자 열흘간 활보 … 고령자 많아 불안 가중

충북도내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옥천은 곳곳이 한산한 모습이다. 해당 메르스 확진환자가 진료를 받았다는 병원이 알려지면서 옥천군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쓴 채 이 병원을 지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침체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충북도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발생한 옥천은 9일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

이날 오전 각종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옥천지역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응했다.

옥천읍 금구리에 거주하는 김모(73)씨는 "서울에 사는 아들이 아침에 전화해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알았다"며 "'외출을 자제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 말라'며 걱정해 당분간 집밖에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말처럼 메르스 감염 위험 때문에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이날 오전 읍내 거리는 한산했다.

평소 강사들의 호루라기 소리와 수강생들로 북적이던 수영장과 체육센터, 공설운동장 등 읍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운동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옥천경찰서 탁구장은 이날 오전 폐쇄했다. 마치 도시 전체가 휴업상태를 방불케 했다.

이날 낮 12시30분 옥천읍내 식당에서 만난 주민들도 다들 지역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 얘기뿐이었다.

이모(48)씨는 "메르스가 지역이나 경제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주민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며 기자의 생각은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의 걱정대로 당장 이날 낮 손님부터 줄었다는 것이 식당 업주들의 전언이다. 김모(51)씨는 "평소 30명 정도의 점심 손님을 받았다면 이날은 10여명에 그쳤는데, 벌써 저녁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읍내의 한 커피전문점도 평소 점심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로 매장이 가득 찰 시간이지만 이날 오후에는 4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앞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매출이 떨어지면 아르바이트생을 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옥천읍 삼양리 시외버스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메르스 자체보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주민들이 밖에 나오지 않으면 지역경제는 파탄날 것"이라며 "그러나 지역에 고령의 주민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주민들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열흘동안 관리되지 않고 지역사회에 노출됐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지역내 병·의원. 확진환자가 옥천제일병원과 성모병원을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내 병·의원은 아예 환자 자체가 없는 '개점휴업'상태였다. 옥천은 이날 메르스가 엄습한 하루였다. 박세웅 /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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