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진정한가?
우리는 얼마나 진정한가?
  • 중부매일
  • 승인 2015.06.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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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필자는 한때 '진정성이란 자기만의 특성과 장점을 잘 표현하는 능력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모순이지만 개인의 장점과 특기 그리고 특성을 절절히 발휘해야만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다는 생각에서 한동안 사고했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생존경쟁의 사회에서 속물화되어가는 나 자신의 모습을 지켜내기란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의 어두운 모습에 길들여진 현실 때문일까? 최근에 필자가 청주에 와서 벌어진 웃을 수만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 필자가 속해서 일하는 재단에서는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규모 국제행사로 '제9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국제규모의 행사인 만큼 우리지역과 서울 경기의 많은 전문 협력업체들의 참여가 기대된다. 필자는 비엔날레와 같은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기 전에도 2010상하이엑스포나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의 전문자문위원으로 직접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대규모의 행사를 치르자면 당연히 관련분야의 업체들로부터 협업을 위한 다리놓기 식의 로비가 들어오기 마련이다. 더욱이 지역의 관련업체들의 경제상황이 열악한 시기라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청주에 와서 일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예나지금이나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나를 아는 업체들의 개인적인 접근은 없어졌다. 그런데 최근에 청주의 관련 업체들로부터 몇 차례 만남을 제의해 오는 일이 있었다. '퇴근 후에 차라도 한 잔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뜻에서 차나 한 잔 하자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간혹 업체에서 만나자고 하면 필자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했다. '만나서 상의할 일이 있다면 사무실로 오셔서 관련업무부서 담당자와 상의하면 된다'가 필자의 대답이었다. 차 한 잔이 경쟁사로부터 공연한 오해를 불러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필자에게 난데없이 뒷이야기들이 나돌기도 하는 모양이다. '사무총장이 개인적으로 자기가 아는 서울업체들에게 일감을 밀어주기위해 지역 업체는 만나주지도 않는다'라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청주시에서는 지난 5월 29일~31일까지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이러한 지역 축제에서는 100% 지역 업체와 협업하여 진행하였다. 앞으로 있을 '청주 읍성 큰잔치' 역시 지역 협력업체와 연계하여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조금 다르다. 참여 업체의 조건에서 지역의 구분 없이 전국을 대상으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공공기관이란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명하고 깨끗한 행정절차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특히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진정성'이다. 진정성을 뜻하는 영어 'authenticity'는 그리스어 'authentikos(진짜)'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진짜'는 '원본' 혹은 '독창성'을 의미하고, 독창성이 담긴 원본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바로 'author(작가)'다.

어느 작가는 '진정성이란 가면'의 제목의 칼럼에서 오늘날 남발되는 진정성의 뒷면을 여지없이 후려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드러나는 이미지와 실제 현실이 다른 곳으로 알려진 사회에서 '진정성'이 가장 열심히 호출되고, 누구나 개탄하는 이 폭력적인 사회에 붉은 십자가가 도시를 뒤엎으며, 성공을 돕는다는 자기계발서와 진정성을 설교하는 멘토들의 책이 나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놓여있는 현상들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라고….

그는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현실의 더러움과 모순들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쓰레기'가 되어 가고 있는지 읊조리는 냉소적인 목소리"라고 말한다. 필자는 이번 '공예비엔날레'를 통해서 깨끗하고 진정성이 우선되는 행사를 준비하고자 한다. '내가 하면 옳고 남이하면 틀리다'는 식의 사회는 청주시민이 원하는 사회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과 같이 공공기관을 바라보는 지역 사업자들의 시각도 이제는 '못 따면 바보'라는 식의 학연 지연 혈연을 동반하면 된다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남들이 하는 것은 어떻게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조건 나를 위협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배타적이고 부정적인 내 마음의 적부터 없애는 것이 청주를 사랑하는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 '맑은 고을' 淸州가 청주다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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