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민우 사회부장
소상공인 매출 감소에 농산물 가격 폭등
갈라진 논바닥처럼 타들어가는 민생경제
정부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 세워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지역경제의 초토화가 우려되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극심하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급격한 소비위축으로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 상권이나 식당이나 시장 등 서비스업 소상공인의 매출액 감소가 크다.

실제로 감염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평택, 대전, 서울만 해도 소상공인 매출이 각각 54.6%, 31.4%, 35.4%로 감소했다. 다른 지역의 소상공인 매출 감소폭도 최소 15%에서 최대 64%로 심각한 수준이다. 설상가상 '폭염과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해 서민의 시름도 한층 커졌다. 42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채솟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金)배추' 등의 얘기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농산물은 특성상 일시적인 가격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다.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더욱이 배추는 고랭지와 시설재배를 제외하고 여름 농사가 사실상 힘든 대표적 농산물이다.

때문에 해마다 폭염과 가뭄이 심하면 생산량이 줄고 가격은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일시적인 농산물값 인상을 '폭등', '천정부지', '금값'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같이 배추, 양파 등 필수 채소들 가격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밥상 물가도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올해 이상 고온 현상과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해져 공급부족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극심한 가뭄에 무(18㎏ 기준)와 대파(1㎏ 기준)의 도매가격도 1만3천99원, 2천82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3.3%, 133.9%나 상승했다.

밥상에 주로 오르는 채소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대형할인점에서 채소 매출만큼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대형할인점에 따르면 지난 1~18일 채소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배추와 무의 매출은 각각 97.7%, 8.3% 올랐다. 해당 마트 관계자는 "유례없는 가뭄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해 채소 전체 매출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7~8월에도 채소 가격은 오를 전망이다. 가뭄 피해가 커지면서 채소 출하가 지연되고 재배 단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등어 가격은 30%, 삼겹살 가격도 (지난 3월 대비) 40%로 크게 올랐다. 이처럼 서민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내리는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생계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생필품 가격과 공공요금 상승으로 체감물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갈라진 논바닥처럼 타들어가는 지금 민생경제를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르스 사태를 최대한 '빨리' 일단락 짓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매출에 타격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농수축산물 물량 조정도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는 정신을 차리고 민생경제가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지난 한 달 동안 정부의 메르스 대응은 '무능' 그 자체였다. 정부가 자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니까 국민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무능'이 민생경제 대책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면 안 된다. 하루빨리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서민들의 생계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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