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영호 아산주재

아산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이례적으로 의장실에서 긴급 의원회의를 개최했다. 행정사무기간에 열리는 의원회의는 흔치않은 일로 지난 29일 복기왕 시장이 유기준 의장에게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건의해 이뤄졌다.

유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메르스가 진정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의 숙제를 가지고 있다. 진지한 토론으로 아산시 경기가 되살아나고 메르스 종식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복기왕 시장 역시 "메르스 사태로 지역경제가 어렵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지역경제를 위해 후속조치가 필요하고 의회차원에서 집행가능한 부분에서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산 충무병원에서 20여일 이상씩 격리된 환자들에 대해선 단 한마디의 언급이 없어 격리 환자들이 항의 전화를 하는바람에 30일 보건소와 취재기자의 전화가 불통됐다. 충무병원에서 격리되어 치료를 받아온 환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자체와 병원측에 원성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폭력사태까지 발생 할 우려마져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원 환자 A모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보상을 해준다고하여 병원에 협조하면서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2일 자정을 기해 퇴원을 목전에 두고 병원측에서 병원비를 요구하고 격리 환자 간식으로 노인들이 먹을 수 없는 튀김등을 제공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B환자는 "병원측과 지자체의 무관심에 한탄하면서 창문을 뛰어 넘어 자살까지 생각했다. 너무 억울하여 복도까지 뛰어 나와 항의도 해 보고 질병관리본부, 보건소등에 연락을 해보았지만 무관심은 여전했다"고 말했다.

C모씨 또한 "아버지가 암 환자로 가족들과 격리되면서 상당히 흥분되어 있다. 지난 18일 가래검사를 안하면 퇴원을 안시킨다. 정 억울하면 퇴원해서 변호사를 구해 소송을 하라고 했다, 격리 당시 지자체와 병원측의 사탕발림식으로 환자들을 무조건적으로 격리해 놓고 이제와서 발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D모씨는 기자에 전화문자를 통해 "격리 당한지 22일이 지났다. 그동안 아무도 오지 않고 개, 돼지 사육하듯 밥과 간식만주고 혈압이랑 체온 재려온 것뿐으로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이대로 누워 있다는게 너무 억울하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지 너무 오래고 수면제약도 처방받았지만 잠을 못이루고 있다"고 보내왔다.

복기왕 시장과 유기준 의장이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실제로 메르스 여파로 지역경제가 상당히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과 시의장이 지역경제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격리환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격리환자들은 메르스 관련 법으로 정한 보상금이나 병원비가 있겠지만 지역주민들의 감염을 막기위해 격리되어 치료를 받아온 환자와 가족들의 심적인 고통에 대해 지자체와 병원이 한번이라도 헤아려보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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