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과학읽기] 한봉선 오송초등학교 교사

2014년 세계영국문화원에서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80대 사건'을 선정하면서 순위에 오른 단 하나의 음식. 전 세계에서 매해 1천억 개 이상 소비되고, 북한에서도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끄는 음식! 바로 일본인 안도 모모후쿠가 발명한 라면이다. 라면은 기름에 미리 튀긴 국수를 스프와 함께 끊는 물에 넣어서 요리하는 국수 식품이다. 최초의 즉석 라면은 1958년 8월, 현재 일본 산시쇼쿠산에서 생산한 치킨라면이었다. 초기 라면은 양념이 면에 더해진 형태였으나 1962년에 스프를 분말로 만들고 따로 첨부한 형태의 봉지면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63년 9월 삼양식품에서 일본 묘조 식품으로부터 무상 기술 원조를 받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먹던 라멘은 원래 닭 뼈나 돼지 뼈, 가다랑어포 등을 오랜 시간 우려낸 국물에 각종 양념과 식재료로 맛을 더해 면을 넣어 먹는 정성어린 음식이었다. 그런 라멘이 즉석음식으로 변하게 된 것은 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이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꽤 힘든 시기를 보내며 배고픔에 시달렸던 시대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승전국 미국이 지원해준 밀가루는 많았지만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인들에게 밀가루로 만든 빵은 거부감이 컸던 때, 40대의 '안도 모모후쿠'는 일본인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1958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일본시장에 선보인다.

1960년대 우리나라 역시 굶주리는 사람이 많았던 가난한 나라였기에 정부는 쌀 부족으로 인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잡곡밥과 분식(밀가루 음식)을 강제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그 덕분에 일본으로부터 받아들인 라면은 많이 팔릴 수밖에 없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즉석 짜장면, 칼국수, 냉면들의 다양한 제품이 나왔고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라면의 고급화가 이루어지고 용기에 직접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었다.

일본이 즉석 라면의 원조임에도 불구하고 2005년경에는 중국의 라면생산량이 일본을 따돌리게 되었다. 인구비율로 볼 때 일본인들은 중국인보다 많이, 한국인보다는 라면을 적게 먹는다. 라면 한 봉지에는 약 500㎉ 전후의 열량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칼슘 등이 고루 들어있다. 성인의 일일 권장량을 기준으로 본다면 라면의 열량은 일반적인 한 끼 식사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율도 이상적인 비율에 가깝다. 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아 조절이 필요하다. 만약 라면섭취만으로는 영양이 부족하다고 걱정된다면 계란, 치즈, 햄, 콩나물, 부추, 버섯 등의 부재료를 첨가하여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할 수도 있다.

라면은 조리의 간편함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비상식량으로도 애용된다. 경제적 불황 조짐이 있을 시 사재기를 해놓는 경우가 많고 자연재해 발생 시 이재민에게 구호물품으로 제공되어 비상식량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용기가 같이 포함되어 있는 컵라면이나 사발라면은 비상식량으로써의 활용도가 높다.

라면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조리법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라면이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안도 모모후쿠의 이타적인 배려심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인스턴트 라면 발명 직후 몇 년 만에 독점 권리를 풀었다. 더 다양한 라면이 개발되어 사람들의 먹거리 문제가 해결되기 바랐기 때문이다. 라면 발명 전 배는 고픈데 밀가루 음식은 빵밖에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라면 발명 후 전 세계인들의 배고픔을 라면으로 해결하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면의 면이 꼬불꼬불한 이유는 일반국수 보다 기름에 튀기는 과정, 포장과정, 유통과정, 조리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먹을 때 젓가락으로 집어 들기 쉽고 특유의 굽은 모양이 시각적으로 입맛을 돋게 하기 때문이다. 라면의 일반적인 요리법은 끊는 물에 스프와 면을 넣고 끊이는 것인데 새로운 라면들이 개발되면서 조리법도 다양해졌다. 자장라면이나 볶음라면처럼 어느 정도 익힌 면에 약간의 국물만 남기고 별도의 소스를 첨가하여 졸이거나 볶아 먹는 라면이 있는가하면 면과 건더기만 끓인 후 물을 버리고 분말스프만 넣어 비벼먹는 비빔면, 과자처럼 부수어서 먹는 생 라면 혹은 날 라면이 있는데 여기서 변형된 무수히 많은 라면들이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항상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사 대용품이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섭취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다는 유해론이 언제나 시비거리였다. 특히 1989년에는 공업용 우지를 라면에 사용했다는 라면우지파동 사건이 일어나 라면업계가 위축되고 관련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 그 뒤 대부분의 라면에는 산화안정성이 높고 발연점이 높은 식물성 팜유가 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팜유 역시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상온에서는 고체형태의 기름이므로 여전히 라면기름에 대한 건강 관련 논의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라면스프의 안전성과 영양, 스프 맛을 증강시키는 식품첨가물인 MSG에 대한 논의, 라면의 높은 나트륨 함유량 등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이지만 1958년 안도 모모후쿠의 라면 발명이후 라면은 세계적으로는 인류를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시키는데 기여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해야하는 사람들의 절대 애호식품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NIE적용

신문기사 중에서 나라별 라면 수요량과 건강하고 맛있게 라면을 조리하는 방법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고 라면이 인류에 공헌하고 있는 점과 부작용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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