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올해도 어김없이 청주에서 18년의 역사를 쌓은 제9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나라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도 불안하고 국민의 정서역시 흔들리고 있다. 문화와 예술로써 위안을 받을 시기이다. 전 국민의 마음을 끌어안고 영혼을 위로해주는 예술의 축제가 청주에서 열린다.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이 전쟁을 겪고 비엔나가 패전했을 때, '요한 '슈트라우스'가 '왈츠'를 만들어 국민들을 춤추게 했으며, '베르디'는 오페라를 통해 나라 잃은 '이태리'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통과 아픔의 시기에는 어김없이 예술가들이 창작의 힘을 발휘하였다.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던 '핀란드' 역시 국민작곡가 '시벨리우스'를 통해 국민의 사기를 함양하고 위로하였다. 암울하게 시작하는 '핀란디아'는 이후 세계 여러 나라의 '독립'과 '자유'의 상징 음악이 됐다. 쇼팽은 한 줌의 흙을 싸들고 조국을 떠났고, 피아니스트 호로비츠가 소련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 갔을 때 초소의 경비병은 '조국을 잊지 말라'는 한마디를 남기며 철조망을 열어줬다.

그가 60년 만에 공산치하를 벗어난 조국 러시아로 와서 무대에 오를 때 창밖에서 사람들은 웅성거렸고, 때마침 러시아의 한 나라는 또 다른 나라를 폭격하고 있었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가 연주되는 장면에서 백발의 노신사의 뺨으로 흐르는 눈물을 '기자의 눈'에 포착됐다. '주빈 메타'는 '이스라엘'이 어려울 때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그렇다. 예술에는 국경이 없지만 예술가에게는 내 나라가 있다.

자! 이제 청주의 차례다. 수명을 다해 어두움만을 들어내고 있는 '옛 청주 연초제조창'을 보라! 심장이 멎을 듯한 거대한 위상으로 다가온다. 이제 산업유산의 공간은 예술작품을 통해 승화하고 표현되어야 한다. 지도자의 노력으로 '한국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형 수장고가 이곳에 자리잡는다. 통합청주시가 감사하고 85만 시민들이 감동해야 할 역사적인 경사다. 문화로 재생되고 예술로 거듭나는 발전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청주만의 시대적 권한이다.

필자는 '스토리텔링'을 넘어 '히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페이스텔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예술의 장소성'이란 이미 시간이 흘러 '역사'가 된 지역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청주의 철학과 정신이 '장소'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의 축제는 희망이어야 한다. 국민정신을 일깨워주고,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정치와 경제가 침범할 수 없는 '위대한 힘'으로 보는 이의 가슴에 감동을 심을 수 있어야 한다. 공예비엔날레의 현장이 되어버린 '옛 연초제조창'에 새바람이 분다. 2015년 9월 16일 고통과 시련을 딛고 2015공예비엔날레의 개막식이 열린다. 전세계 45개국에서 3천여 점의 공예기반의 예술품들이 총 집합한다.

너와 나의 구분 없이, 예술장르의 구분 없이, 지역의 담벼락이 없이 충북과 청주가 만들어 온 결과물이다. 건축물은 사람이 생명 하는 곳이며,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위대한 청주시민들이 참여가 아니라 직접 만들어놓은 희망의 역사이다. 우리 함께 모여 시민의 기적을 노래하자. 예술감독과 전시감독들은 이렇게 말한다. 공직자에서부터 교육자들과 어린아이에서부터 연로자에 이르기까지 공감하는 공감비엔날레를 만들었다고.건축물에서는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시민의 기적을 노래하고 내부공간에서는 'HAND+예술의 기적'을 담았다고. 조직위원회의 모든 직원들은 이 무더운 여름에 휴가는 사치에 불과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줄서서 단체관람하는 형식적인 행사여서도 안되며. 입장권을 강매하는 관치행사여서도 안된다. 지나온 8회의 좋은 점을 배우고 우리 지역을 넘어 세계인의 축제답게 개혁해 더 나은 예술세계 더 나은 문화도시 청주를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를 되새기는 희망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비엔날레 개막하는 날 얻게 될 감동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 각자 위치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자랑스러운 도시의 시민정신과 문화예술의 도시에서 살고 싶은 시민정신이 발휘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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