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항생제 우유와 일반우유, 항생제 잔류 물질 차이 없어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무항생제 우유'나 일반우유 모두 항생제 검출 농도는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無)' 표시 우유·분유 제품이 소비자의 '웰빙' 심리를 자극하는 등 일반 우유·분유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충남 천안갑)은 13일 이 같은 '무항생제 우유·분유' 광고 문제를 지적하며 보건 당국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무항생제 인증 우유와 분유'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제'를 받은 젖소에게 나온 우유를 가리키는 것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찾으려는 소비자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제'란 농가의 축산시설, 사료, 사육조건 등을 평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해준 친환경농산물의 한 종류로, 친환경농업육성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양 의원은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무항생제 인증 우유는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젖소에서 나온 우유라고 생각을 한다"면서 "그러나 실제 무항생제 인증우유는 일반 젖소보다 항생제 사용기간을 조금 더 줄이는 것뿐이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실제,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낙농업체라고 해도 집유를 하기 전에 일반 젖소보다 휴약 기간을 두 배 길게 두기만 하면 수의사의 처방을 받아 일반 농가와 동일하게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무항생제 우유와 일반 우유가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항생제 엔로플록사신을 사용한 농가의 경우, 일반 농가는 집유를 하기 전에 갖는 휴약 기간이 4일이고, 무항생제 인증 농가는 휴약 기간이 8일(이상)이다.

양 의원은 "무항생제 인증 우유와 일반 우유는 모두 보건복지부가 정한 잔류허용 항생제 2종(페니실린G 0.004ppm, 옥시테트라싸이클린 0.1ppm 이하) 외 다른 항생물질이 검출 되서는 안 된다. 때문에 무항생제 우유와 일반 우유의 안정성 측면은 동일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시중에서는 무항생제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안전성 측면을 강조하는 등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등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P사의 무항생제 우유는 100ml당 480원이고 일반 우유는 100ml당 354.8원이다. 무항생제 인증 마크가 붙은 A사의 프리미엄 우유는 288.7원인데 비해 일반 우유는 231.3원이다.

유기농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인 분유는 무항생제 제품이 100g당 4천933.3원인 것과 비교해 일반 분유는 4천400원이다. 이렇듯 무항생제 제품은 일반 제품과 크게 35.3%까지 가격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다. 김성호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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