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권희 교수 '증도가자 분석 연구논문'에 명시…문화재 지정 신청활자 재분석 필요·경찰 내사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2010년 12월 서지학회보 제36호에 게재한 '증도가자의 발견과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의 연구'. '法'자의 파괴분석 데이터에 Tc(테크네튬) 성분이 명시돼 있다.

속보= '증도가자(證道歌字)'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년)'보다 138년 이상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는 남권희 경북대 교수의 연구논문에 '1930년대 발명된 인공원소인 'Tc(테크네튬)성분 검출'이 명시돼 있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5년간 엎치락 뒷치락 지속돼온 증도가자를 둘러싼 위조 의혹과 논란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조선 활자 전문가인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원은 지난 14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서지학회 추계공동학술대회에서 2014년 문화재청 산하의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용역을 받아 남 교수가 주도한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증도가자 기초학술연구조사 최종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서체분석 ▶방사성 탄소연대분석 ▶금속성분분석 ▶활자의 형태, 주조 및 조판방법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복 활자가 증도가자라는 주장 등 5가지에 대한 오류와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 금속성분분석에 따르면 파괴분석한 '법(法)'자의 금속 성분에서 1930년대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인 Tc(테크네튬, 원자번호 43)이 명시되어 있다며 남 교수의 '증도가자 최고(最古)주장'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연구관은 "남 교수가 실시한 금속성분 분석 결과를 보면 활자 성분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Pb(납)이 포함되지 않고, '法'자의 성분 구성은 O(산소) 1.74, Si(규소) 0.49, Cu(구리) 88.5, Tc(테크네튬) 2.62, Sn(주석) 6.66로 되어 있다"며 "특히 Tc(테크네튬)은 1930년대 인공적으로 만든 최초의 원소로 자연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런 원소가 나온다는 것은 이 활자가 위조된 것 아니면 이 분석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이러한 금속성분 분석결과를 2010년 12월 서지학회보 제36호에 '증도가자의 발견과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의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 참조>이 연구관은 또 남 교수의 연구보고서를 상세히 분석한 결과 "금속성분 분석 외에도 서체분석에 있어서 해당 활자들이 증도가를 간행한 활자임을 입증하기 못했으며 방사성 탄소연대 분석도 먹 분석연대에 대한 진술의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활자의 형태나 주조·조판방법에 대해 조선시대의 기록이나 실물 자료를 바탕으로 고려시대의 주조·조판방법을 추론했지만 추론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연구관은 이어 "남 교수는 연구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복' 활자 등 조사대상 109점을 모두 증도가자라고 밝혔으나 중박 활자는 학계에서 고려활자로 추정돼 온 것으로 조사대상 활자와 형태, 글자체 등에서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복' 활자와 비교를 통해 조사대상 활자를 증도가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순환논증의 오류"라고 못박았다.

지역 문화재 관련 관계자는 "이 연구관의 분석결과를 접한 사람들 대부분이 '고려시대 활자에 웬 인공성분이 들어있냐며 게임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문화재청의 서울 다보성 고미술관 소장 문화재 지정신청 활자에 대한 재분석과 경찰의 증도가자 입수 경로 수사가 빠른 시일내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져 이제 증도가자에 대한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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