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우리나라 어디에나 신도시(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 등)가 넘쳐나고 있다. 어느 지역이나 신도시와 구도심으로 구분되어지고 있다. 도시가 쇠락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산업의 변화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한계에 직면하면서 70년대의 '구로공단'과 같은 산업단지들이 새로운 ICT기반의 시설로 바뀌고 고층건물과 주상복합이 판을 치는 도시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경제구도가 변하면 지역의 판도가 바뀌고 자연스레 원주민들의 주거이전 현상이 오게 되며, 시민들의 문화의식 자체가 변해버린다. 문화의식의 변화란 자녀들의 교육환경과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도시를 지탱했던 핵심 산업이 몰락하면서 경제적 쇠퇴가 발생하고 사회적 환경적 쇠퇴로 범죄와 자살률이 늘어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지자체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이 과정에서 도심재생의 개념과 방법론과 조급하게 성공사례처럼 보이는 몇몇 '선도사업'을 놓고 일부 프로젝트 '참여경험자'들이 마치 세계적 전문가인 냥 여기저기 강사로 나서고, 그들이 말하는 것이 곧 바이블처럼 되어 전국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도 자연적인 것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사회는 일부 병들어가는 환자처럼 합당한 치료와 처방전이 필요한 곳이 늘어난다. 도시는 도시마다 다르다. 청주시의 도시구조는 청주가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적, 역사적 조건에 기초를 두고 추진돼야 하며, 다른 도시나 이웃나라에서 성공한 방식을 무작정 벤치마킹하거나, 지역 토호세력들의 큰 목소리에 시달려서도 안 된다. 이것은 오히려 도시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은 실천에 앞서 본질이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청주의 현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중심으로 '지역문화재단'과의 동반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시재생이 도시의 특정한 몇몇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열어서 '청주국제공항'을 관문으로 6억5천만명의 중국 동부 연안 인구를 주요 '타킷마켓'으로 설정해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순환구조를 개편해야하는 도시기획이며,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지속가능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는 곧 청주시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이며 도시브랜드 강화와 직결된다. 필자가 지역문화재단과의 '파트너십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은 '관광문화'의 주요요소가 쇼핑과 문화체험이며, 따라서 청주도 '문화도시재생' 관점으로 현실적 상황을 빠르게 이해해야 한다. 최근에는 중앙정부도 예산집행권이 있다 해서 일방적 시행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다만 아직도 재개발형태로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재개발 방식 자체를 딱히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내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타 도시와 유사한 답습을 하려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도시와 마을로서의 가치를 잃어가는 원도심의 문제는 자생력과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지역에 자생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재생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청주시의 역할에 대한 종합적인 재인식과 현존하는 '도시재생센터'에 일방적 의존형식은 위험천만하다. 문화중심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도시재생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문화야 말로 창조경제의 소재이며, 특히 청주는 공예산업과 유통 중심으로는 미주와 유럽 중심의 세계적 시장을 열어가야 하고, 화장품과 뷰티 유통산업으로 중국과 러시아, 동아시아 시장을 개척해야할 시점이다. 이처럼 '문화중심 파트너십 도시재생'도 반드시, 넓게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좁게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해야 한다. 파트너십 중심의 도시재생은 공공과 민간이 보유한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형식적인 생색내기 프로젝트나 단발성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도시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미래를 대비하므로 지속가능한 방식임에 틀림없다. 이 밖에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면, 중앙정부가 재정지원 외에 필요 이상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문화재단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청주의 도시재생의 초석을 쌓는 일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