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9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팝콘세트를 시험·검사한 결과,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당과 포화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팝콘 대용량과 콜라(900㎖)로 구성된 세트메뉴의 경우, 성인 2명이 함께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1인당 1일 기준 권장 열량(2천400㎉/남성 기준)의 41.7%(1천1.1㎉)를 초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류는 섭취 권고량(50g)의 229.8%(114.9g), 포화지방은 섭취 권고량(15g)의 74.0%(11.1g)에 달하는 영양분을 섭취하는 셈이다.

특히 세트메뉴로 단맛이 강화된 '달콤·캐러멜' 팝콘은 당 함량(131.6g)이 일일 섭취 권고량(50g)의 2.6배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팝콘의 종류에 따라서도 당과 나트륨 함량에서 차이를 보였다.

'달콤·캐러멜' 팝콘의 당 함량은 평균 76.0g으로 '일반·고소·어니언·갈릭' 팝콘(9.2g)에 비해 약 8.3배 높았다. 나트륨 함량은 '일반·고소·어니언·갈릭' 팝콘이 평균 1천107.9mg으로 '달콤·캐러멜' 팝콘(344.5mg)에 비해 3.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멀티플렉스 식음료 판매매장은 영양성분 표시의무가 없어 소비자가 제품별 영양성분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대부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식음료 판매매장은 식품접객업(휴게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영양성분 표시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중량 대비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점도 영양성분 과다 섭취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멀티플렉스 식음료 매장에서 판매되는 대용량과 중간용량 팝콘의 중량 차이는 2~3배로 크지만, 가격차이는 500원에서 1천원에 불과하다.

한국소비자원은 9개 멀티플렉스 사업자에게 ▶자발적 영양성분·함량·원재료 표시 ▶팝콘 등의 용량 다양화 또는 용량에 따른 합리적 가격 책정을 통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멀티플렉스 업체에 대해 자율영양 표시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 김정미



■ 멀티플렉스 판매 팝콘세트의 평균 영양성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