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예방 2천900여명 조합원에 전달

[중부매일 박익규 기자] 철저한 예방일까. 아니면 지나친 불안일까.

청주 내수농협(조합장 변익수)이 관내 102개 영농회 2천900여명의 조합원들에게 모기 퇴치제(홈 키퍼)를 지원하고 있다. 모기약 구입 명목의 복지지원사업에 들어간 예산만 개당 1만여원씩 2천900세트를 구입해 자그마치 3천만원 상당이다.

최근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전염 매개체인 흰줄 숲모기를 차단해 면역력이 약한 농촌 어르신들의 건강과 질병 없는 농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내수농협 관계자는 "과거 일부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파리약을 지급한 적은 있으나 전체 조합원 모두에게 모기약을 일괄 제공하기는 처음"이라며 "농촌 주거환경이 방충시설이 취약한데다 농삿일을 하다보면 병해충에 물릴 일도 많아 모기약을 구입해 나눠줬다"고 말했다.

농민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농산물값 하락으로 가뜩이나 소외된 농민들이지만 모기에게 물릴까봐 걱정해준 농협이 고맙다고 하더라"며 "농촌 어르신들 삶의 질적 향상을 기하고 건강한 영농활동에 도움을 드리는 농협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복지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심한 배려라기보다 과도하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과잉 대응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모기는 검출된 바 없고, 국내 감염·해외 유입 사례 보고도 없으며 현재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모기가 활동하지 않는 4월까지는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고, 흰줄 숲모기의 비중이 2, 3% 정도로 낮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전파될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다만 꼭 지카바이러스 때문이 아니어도 모기는 일본뇌염, 말라리아, 뎅기열 등 여러 감염병을 전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지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전국 첫 3천만원 상당의 모기약 구입 지원. 혹자는 메르스 사태 당시 국내에는 없는 야생 낙타를 조심하라고 홍보했던 보건복지부의 경고문을 떠올리기도 한다. 예방일까, 과잉대응일까?

한편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17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유입 대비 국민 참여 모기 방제 대책을 수립했다. / 박익규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