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노래교실로 업무시작, 청년패기 도전경영

복잡한 경제 수치와 통계, 제품의 차별화,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입, 성과, 지속성장, 혁신성과 창조성, 미래예측…. 경영자들의 머리는 지끈거린다.

오늘도 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 최신 과학적 경영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노래하고 책읽고 편지쓰고 이른바 고마움, 감사하는 마음을 경영의 한 전략으로 쓰고 있는 CEO가 있다. ㈜네패스의 이병구 회장을 9년만에 다시 만났다. / 편집자

네패스는 임직원 800여 명이 매일 40분 동안 피아노 반주와 음악 강사의 지휘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사진은 네패스 음악교실.

[중부매일 박익규 기자]

# 2007년 12월 30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이날 '2007 피날레 콘서트'에서 네패스합창단은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와 'Stein Song(우정의 노래)'를 불러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반도체 산업과 음악이라 …. 기자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9년전 네패스는 800여 임직원이 매일 40분 동안 피아노 반주와 음악 강사의 지휘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시작하는 독특한 회사였다.

네패스의 이병구 회장은 음악은 예술이란 반성이라 말하며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네패스 음악교실.

공연장 뒷자리에서 이 회장의 음악 예찬론을 들었다.

"음악, 즉 예술이란 반성입니다. 잘못을 깨닫는 반성이 먼저 있어야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죠. 허나 지속되기가 어렵고, 여기에 에너지를 주는게 다시 음악입니다."

음악에서 나오는 감사하는 마음은 긍정을 낳고, 긍정은 다시 에너지가 되어 생산성과 직결된다는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순간순간의 디시전(결정)이 중요하고, 마음이 오염되면 현상을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예술로 따라 잡아야 합니다. 예술이란 자기 자신을 몰입시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졸업 후 취업환경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음대생들을 위해서 네패스의 노래교실이 다른 기업체로 확산되길 소망하기도 했다.

이병구 회장은 25년 전 회사를 창립하여 현재는 2천여 명의 직원을 뒀다. 사진은 네패스 오창공장.

# 2016년 2월 19일 청주 라마다호텔 우암홀

최근 '경영은 관계다'라는 책을 펴낸 이병구 회장은 이날 충북경제포럼 조찬세미나에서 '감사 경영'을 강의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 관계의 힘을 활용한 네패스의 경영은 25년전 홀로 창업해 현재 직원 2천명의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일궈낸 에너지의 진정한 원천이 되고 있다. 그는 이 에너지의 원천을 '그래티튜드(Gratitude)'라고 부른다. 사전적 의미로 '고마움, 감사하는 마음'을 뜻한다.

"그래티튜드가 기업의 경영에 적용되기 시작하면 기업은 커다란 발전 동력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고갈되지 않는 성장 에너지이며 세월이 흘러도 결코 퇴색되지 않는 지속 성장의 배경이 되어준다"는게 저자의 신념이다.

이 회장은 "경기불황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은 그저 외부적인 조건에 불과하다. 그것은 수백년 동안 변화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기업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알파가 시초라면 오메가는 완벽한 마무리이다. 사람이 없으면 기업도 없기에 곧 사람이 모든 것이다. 이제 경영자들이 경영 불변의 법칙,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최상의 관계를 통해 혁신과 창조를 만들어나가는 경영을 새롭게 바라봐주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9년전 들었던 음악예찬도 여전했다.

직원들은 KBS 열린음악회 나오는 노래 정도는 모두들 안다고 했다. 이날 새로 들은 것은 30분씩 집에서 책을 읽고 회사에서 독서 토론을 하고, 하루 7가지 감사편지를 쓴다고 했다. 터치 판넬 공정의 기계에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하니 손실률이 1/10로 줄었다고도 한다.

네패스의 감사경영은 마법이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경영은 두려움과의 싸움이다. 언제 닥칠지 모르고 어떤 형태로 올지도 모르는 두려움은 공포에 가깝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겨내는 복원력과 또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의 정신이다. 그래서 이러한 두려움과 위기에 감사하는 그래티튜드 경영은 그 자체로 청년의 패기를 간직한 도전의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긍정과 감사의 마음으로 희망을 합창하는 기업 네패스. 회사 이름 뜻대로 '영원한 생명'이 되길 바란다. / 박익규

이병구 네패스 대표이사

"저성장 시대, 인도시장을 주목하라"
이병구 회장, 충북경제포럼서 주장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이병구 네패스 대표이사 회장이 인도시장 공략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제172차 충북경제포럼 월례회 조찬세미나에서 특강자로 나서 "반도체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우리의 하드웨어를 적용하면 일본과 중국의 샌드위치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과거에는 독특한 기술이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장비만 있으면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하드웨어가 취약한 인도와 대한민국의 힘을 합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를 다녀왔다는 그는 "인도 뱅갈로 한 지역에만 반도체 회사가 20만개다. 인도의 공과대학은 7천개에 달한다"며 그 인력들이 대부분 소프트웨어 쪽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회장은 "인도에는 반도체공장이나 LCD공장, 휴대폰 공장이 몇 개 없다"면서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인도를 공략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구매력이 큰 세계 3위 시장으로, 최근 충북도와 충북테크노파크도 인도 통상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인도시장 공략에 나섰다. / 김정미


■ 네패스 회사소개

네패스의 회사꽃은 '감사'를 상징하는 민들레다. 네패스 사명(社名)은 히브리어 네패쉬(영원한 생명)에서 유래했다. 1990년 창립 이래 제품 차별화와 다양화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다. 남이 하지 않는 것, 어려워하는 것에 도전해 사업화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핵심 기술을 발전시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충북 오창 1공장과 음성공장을 비롯해 국내 6개의 계열사와 해외 6개의 공장, 연구소, 영업망을 두고 있다. 고객이 목말라하는 부분을 사업화해 고객 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네패스의 '비전 2030'은 매출 5조원, 종업원 1만명의 건강한 기업이다.

인기프로그램 '슈퍼스타 K'가 있다면 네패스엔 '슈퍼스타 N'이 있다. 네패스의 인삿말은 "슈퍼스타"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의미를 갖고 있다.

N가족 행동규범 10계명을 소개한다.

①정직하게 보고하라.
②겸손하고, 겸손하고, 또 겸손한 자세로 일하다.
③타부서 요청사항을 내 일보다 우선 처리하라.
④선택의 순간에 나에게 손해보는 쪽을 택하라.
⑤혼자 일하지 말고 함께 일하라.
⑥일과 쉼의 균형을 유지하라.
⑦고객과 동료에게 좋은 것을 input시켜라.
⑧감사를 입에 물고 회의하라.
⑨노래하며 항상 기쁘게 일하라.
⑩독서로 위인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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