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으로 활동영역 넓히는 장백순 조각가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20여 년간 '발아(發芽)', '새', '개미', '청개구리' 등 '생명'을 테마로 충북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조각가 장백순(50) 씨가 국내를 넘어 중국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장 작가는 올해만 개인전과 단체전 등 중국에서 총 5번의 초청을 받은 상태다.

요즘 그가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낭성 작업실에서 집중하고 있는 작품은 '부유(浮遊)하는 삶'. 3년 전에 시작한 이번 시리즈는 한 사람이 태어나 죽기 전까지 생활속에서 쓰기도 하고, 때로는 과시하기 위해 소유하는 물건들을 삼베 실로 표현해 내고 있다.

"부자든, 권력이 있는 자든, 평범하든 사람이든,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것들을 소유하려고 하잖아요. 인간이 탐하는 모든 것을 버리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번 시리즈를 구상하게 됐어요.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어린시절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큰아버지, 아버지, 작은 아버지가 입었던 상복이 생각나 삼베를 주재료로 삼게 되었죠."

그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의자, 침대, 전화기, 가방, 모자, 안경, 달항아리, 스탠드, 속옷 등 다양한 물건들을 석고틀로 완성한 후 그 위에 가느다란 삼베실을 붙여 그만의 독특한 작품을 완성해 낸다. 그는 이렇게 완성해 낸 모든 작품들을 전시장 허공에 매달아 '탐욕을 쫓는, 그래서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부유하는) 우리들의 삶과 욕심'을 되돌아 보게 할 예정이다. 또 각각의 작품 안에 조명을 설치해 계획인데, 이 조명 빛은 은근한 노란빛을 내는 삼베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을 깊은 사유의 세계, 철학의 세계로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들은 6월 18일부터 7월 18일까지 중국 북경 이리미술관 기획초대 개인전에서 선보이게 된다. 그는 이 개인전 외에 북경 송장예술제 등 중국 4곳에서 단체전 참가 초청을 받아 주말·휴일도 없이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이번 중국 개인전을 통해 '삶은, 인간은 구름처럼 순간 왔다가 가는 존재인데 그 사이의 탐욕·욕심에 의해 세상이 덧없어진다'는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라며 "거기서 더 바라자면,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것이 예술이기 때문에 내 작품을 보고 관람객들이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가슴속 아픔을 치유하도 하고, 또 새로운 꿈을 꾸게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장 작가는 국내외를 넘나드는 10여 회의 개인전과 150여 회의 초대·단체전을 가졌으며, 그동안 '발아', '꿈꾸는 새', '커뮤니케이션', '침입자', '개구리 반찬' 등의 삶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다양한 조각작품 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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