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음창희 청주청원경찰서 청문감사관실

[중부매일] 피해자보호 업무를 맡아온지 1년이 훌쩍 지났다. 피해자보호와 더불어 나의 담당업무중 하나는 인권 관련 업무이다. 인권보호의 대상자는 피해자, 피의자 모두를 포함한 전 국민이지만, 법 집행을 수사기관이라는 업무특성상 아무래도 피해자보다는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매일 강력사건의 피해자를 확인하고 그에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직접 상담하고 연계한다.

이 일을 담당하면서 느낀 것은 범죄의 피해자들이 느끼는 상처는 생각보다 참 깊다. 세상사람들에게는 지나치는 한줄 기사일지 모르지만 정작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에겐 평생의 가슴속 깊은 상처나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가 있어 참 안타까웠다. 그래서 피해자와 신속히 상담하여 심리상담과 치료를 연계하기도 하지만 아예 심리치료를 거부하는 피해자도 있어 더욱 마음이 아팠다.

더불어 느낀 것은,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범죄 피해자뿐 아니라, 이를 목격한 목격자, 그리고 그 현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아이들, 유족들 등 심리치료가 시급한 경우도 꽤 많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로 피의자도 그 대상자라고 생각한다. 최근 가족간 범죄가 증가하고 , 데이트 폭력이 날로 늘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사건을 들여다보면 다들 상처나 분노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어렸을때부터 타인을 이기고 살아남아야 하는 경쟁심속에서 자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직장내 스트레스와 경제적 스트레스로 우울한 삶은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삶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분노가 가슴에 차 있음에도 이를 해결한 만한 분출구가 없고, 해결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은체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타인에 대한 분노가 해소되지 않고 상처와 불신으로 살아가다가 이것이 어느순간 폭발하면 폭력과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수 있어 나는 근본적인 어떤 해결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가족간이나 연인, 이웃간 범죄는 물론, 일반 범죄도 마찬가지로 피해자뿐 아니라 피의자의 심리치료가 함께 진행되어야만 좀 더 근본적으로 해결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가정폭력 부부상담외에는 피의자의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피해자의 심리치료도 중요하지만 보복범죄나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의자의 심리치료도 간과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조만간 이에 대한 정책이 개선될수 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