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다희 사회부

경찰이 최근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지만 여전히 도로위의 무법자들이 난무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서는 '교통범죄수사팀'을 신설해 난폭 운전자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지만, 무서울 것이 없는 그들의 광란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충북지방청이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난폭·보복 운전 집중 단속을 한 결과, 46일 간 총 65건이 적발됐다. 하루 평균 1.4명이 단속에 걸린 셈이다. 실례로 지난 10일 옥천에서 시내버스 기사 A(48)씨가 B(36)씨의 승용차량을 갓길로 수차례 밀어붙이며 위협운전을 했다. B씨의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바꿔 끼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난 달 30일 청주에서는 양측 운전자 서로가 보복운전을 한 뒤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모두 '내가 최고'라는 잘못된 운전 습관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들의 수법은 다양하다. 과속은 기본이요, 급제동에 앞지르기는 옵션, 경적은 필수다.

지난 2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이들 난폭 운전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들은 강화된 처벌 조항에도 '코웃음'을 치며 도로 상에서 '깡패짓'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법 개정과 철저한 단속이 아니다. 이런 조항에도 겁먹지 않는 잘못된 시민의식이 문제다.

우리는 흔히 미숙한 운전자들을 일컫어 '김여사', '거북이' 등에 비유하며 조롱하곤 한다. 그리고 이 조롱은 욕설을 동반한 난폭·보복 운전이라는 행위로 나타난다. 과거 '5분 빨리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안전운전 표어가 있다. 이제는 5분도 아니다. 1분, 아니 30초를 못 참아 추월을 하는 난폭 운전자들. 이들이 진정 '잘 나가기' 위해서는 배려와 양보의 운전보다도, 먼저 화를 누르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일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