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은 필수 인지 '찬성' vs 문란한 性생활 조장 '반대'

성(sex) 개방 풍조가 보편화되고 있다.

성인의 첫 발을 내딛는 대학생들에게 '성'은 관심대상일 수 있고, 또 '조심스러운' 대상일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중 남학생은 7명(71.5%), 여학생은 6명(60.2%)꼴이 "성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톨릭상지대 간호학과와 연세대 간호대학이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2014년 대한보건협회 연구지)

최근 충청권 한 대학교에서 축제 때 학생들에게 콘돔을 나눠줘 논란이 되고 있다. 콘돔을 받아든 남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건전한 성 문화를 조장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반대로민망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 축제장에서의 '콘돔 배포'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더이상 미성년자 아냐" 찬성

성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대학생들은 "콘돔 배포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상못한 임신, 낙태 등을 막을 수 있다고. 최근 A대학 축제 부스에서 콘돔을 받았다는 K학생은 "축제 때 분위기 타서 술 마시고 눈 맞아서 준비도 안된 아빠 엄마 되는 것보다 콘돔 끼고 섹스하는 게 낫다"며 긍정입장을 드러냈다.

21살이라고 밝힌 같은 대학 한 남학생도 "우리는 더 이상 미성년자가 아니고, 성에 대해 쉬쉬거리는 것이 아닌 건전하게 배워나가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코멘트했다.

B대학의 한 학생도 "흥을 주체하지 못한 친구들이 있을텐데 피임에 대해 상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피임기구를 대하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피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대학의 학생도 "우리도 이제 성인이고 자유의지가 있는데 성에 대해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가 아직 있다"며 보수적인 사회분위기를 아쉬워했다.

◆"콘돔만 주는 게 무슨 성교육?" 반대

콘돔 사용 독려와 문란한 성문화 조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피임이나 성교육이 수반되지 않은채 무턱대고 나눠준다면 오히려 문란한 성생활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A대학 축제에서 콘돔을 받았다는 J학생은 "아무런 설명없이 콘돔 2개와 리플릿 1장만을 달랑 줬는데 콘돔만 나눠주는 것은 성교육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며 "성교육 취지라면 성병이나 에이즈예방 강의를 같이 진행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재학생 F씨는 "받아도 쓸일이 없던데…"라고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고, G씨는 "꽤나 독특하다면 독특한 이벤트(?)인 것 같다"고 반응했다.

학문의 전당인 '캠퍼스' 안에서 배포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D대학의 대학생은 "학교는 배움의 전당인 공적인 공간이고 축제는 공공연한 자리인데 같은 과나 친구들도 있는 자리에서 콘돔을 받는 것은 주변의 이목에 좋지 않다"고 했다. E대학의 한 여대생도 "주위에 친구들이 있다면 부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 허훈 충청대 2학년·김태준 선문대 3학년·장예린 충북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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