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연(19)의 눈물을 담보로 얻은 성과다. 일단은 그렇다.

14일 여성그룹 '다이아'가 발표한 두 번째 앨범 '해피 엔딩(HAPPY ENDING)'의 타이틀 곡 '그 길에서'는 공개 직후 음원 차트 30위권에 진입했다. 역대 최고 성적이다. "80위만 돼도 행복하겠다"(기희현)고 생각했던 멤버들도 깜짝 놀랄만한 결과다.

다이아 멤버로 데뷔했다가 연습생으로 돌아가 엠넷 '프로듀스101'에 출연하고, 최종 11인에 발탁돼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I.O.I)' 멤버가 됐다가 다시 다이아로 돌아온 정채연이 받아든 성적표다. 어쨌든 소속사의 전략은 성공이다.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합정동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정채연은 연신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나쁘게 보지 말아 달라" "좋게 봐 달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탈퇴와 합류를 번복하는 것에 대한 온갖 비난을 홀로 직면하면서 견디기 힘들었을 터다.

"솔직히 많은 관심때문에 부담이 됐어요. 제가 '아이오아이' 활동을 하면서 컴백 준비를 병행해서 멤버들처럼 많이 연습하지는 못했어요. 뒤처지는 부분도 많았는데 다 이해해주고, 같이 열심히 하자고 얘기해 준 멤버들한테도 너무 고맙고요."(정채연)

"제가 제일 가까이에서 채연이를 오래 지켜보면서 '아이오아이' 멤버가 됐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어요. 저희한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오아이' 활동도, '다이아' 활동도 열심히, 예쁘게 하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친구라고 멤버들은 믿고 있습니다."(기희현)

지금 정채연으로 받는 관심을 지속해서 가져가는 건 다이아의 몫이다. 멤버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이오아이'의 후광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복귀했을 때 대중이 등을 돌릴까봐 걱정도 많았어요. 채연이가 많이 고생해준 덕분에 저희가 많은 관심을 받았잖아요. 그동안 쌓았던 작사·작곡 실력이나, 연습했던 것들을 통해서 저희가 '속 빈 강정'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면 다이아의 출구가 없다는 걸 알게 되실 거로 생각해요."(유니스)

"열심히 준비하면서 힘든 일도 솔직히 많았고, 저희끼리 돈독해진 것 같아요. 앞으로 활동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발전하는 다이아가 되고 싶습니다."(제니)

타이틀 곡 '그 길에서'는 첫사랑의 아련한 감정을 담은 노래다. 선배 그룹 '여자친구'의 히트곡을 만든 이기용배가 작곡하고 멤버 기희현이 작사에 참여했다. 같은 작곡가가 만든 탓에 여자친구의 팀 컬러와 분위기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멤버 별로 가진 매력이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을 강조한다면 다른 걸 그룹 선배나 친구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러기 위해서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기희현)

어쨌든 이번 앨범의 주인공은 정채연이다. 수록곡 제목까지 '연습생'인 건 총체적으로 노림수가 보이는 기획이다. 함께 '프로듀스101'에 출연한 기희현이나 새로 멤버가 된 막내 은채,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할 만큼 성장한 멤버들의 역량이나 앨범에 실린 솔로곡 등은 일단 뒤로 밀렸다.

"이번 앨범은 제가 조금 중점이 됐는데, 다음 앨범에는 다른 멤버가 될 수도 있어요. 저는 다른 멤버들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아니, 다이아가 잘 됐으면…."(정채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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