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정부 3.0 국민체험마당서 박 대통령 발길 붙잡아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의 재치와 순발력이 박근혜 대통령의 바쁜 발길을 잡았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3.0 국민체험마당' 개막식 행사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 후 일부 홍보관을 둘러봤지만 충북도 홍보관은 그냥 지나칠 예정이었다.
박 대통령이 국민안전처의 '안전신문고'관을 둘러보고 전남도의 '행복출산'관으로 이동할 무렵, 어디선가 "대통령님!"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박 대통령은 이내 발길을 멈추었다. 제지하는 경호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이 지사가 박 대통령 앞에 다가서 인사한 뒤 충북도 홍보관을 가리킨 것.
박 대통령이 잠시 당황해하자 이 지사는 "(충북도 홍보관을 가리키며) 대통령님 여기가 저희 충북도 홍보관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쉽게 눈에 띠지 않는 홍보관이었지만 충북도에서 정부3.0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박 대통령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충북'을 다시 한 번 살펴게 하는, 이 지사의 순발력과 재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다 봤으면 좋겠는데…"라고 이 지사의 손을 반갑게 잡았고, 이때 김기현 울산시장도 이 지사에게 질세라 어디선가 나타나 "대통령님! 요 바로 옆이 울산시 홍보관입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다시 크게 웃으며 "마음 같아서는 다 가고 싶은데 어떻해요. 울산은 뭐를 하셨는데…"라고 물었고, 이에 김 시장은 "소방안전체험입니다. 인기가 좋아서 줄을 서서 체험하고 있습니다"라며 이 지사와 경쟁이라도 하는 듯 했다.
이처럼 돌발적 상황에 박 대통령은 연신 큰 웃음을 지으며 이 지사와 김 시장을 격려 했고, 이에 이 지사는 다시 "(충북도 홍보관에 전시된 지능형 CCTV를 가리키며) 이 친구가 우범지역에서 피해자가 소리만 지르면 카메라를 소리 방향으로 돌려서 찍어요. 그리고 경찰로 보내 경찰이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해서 충북 진천군에서만 9명(9건)의 피해자를 구제 했습니다"라고 박 대통령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박 대통령은 주저 없이 "9건뿐 아니고, 구제를 하는 것을 (범죄자들이) 알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기 겁나겠죠. 오히려…"라고 관심을 기울이는 등 이 지사는 즉각 "예! 말하는 지능형 CCTV입니다 이게…"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게 고장 날 일은 없습니까"라고 되물었고, 이 지사는 큰 소리로 "없습니다"라고 답해 행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내 발길을 돌리면서 "국민들이 (행사장 각 홍보관을) 체험하면서 '우리가 SF 영화에 들어왔나' 이런 생각도 할 것 같아요. 꿈이 현실도 되고…, (경호요원과 진행요원들을 보며) 안타깝지만 (각 시·도 홍보관 방문을) 마음대로 못합니다"라고 다시 웃었고, 이 지사는 "감사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재차 인사하는 등 '열정적인 충북'을 박 대통령에게 각인시켰다. 이처럼 이 지사의 재치와 순발력, 그리고 열정이 돋보이는 이날 상황을 지켜본 정부 한 관계자는 "이 지사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면서 "아무래도 자주 대통령께 뭔가를 보여드려야 (대통령이) 지역 상황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 이 지사가 바로 그런 것을 노린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성호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