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작가 7인을 통해 읽는 '청주문화 DNA'

청주시립미술관 전경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7월 1일 드디어 청주시립미술관이 개관한다. 청주시립미술관(관장 김수자)는 비록 타 지역에 비해 늦은 출발을 했지만, 개관전 '여백의 신화. 청주, 한국현대미술의 초기 역사를 쓰다'를 시작으로 85만 청주시민들의 손색없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번 개관전은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지역 연고·작고 작가인 윤형근, 정창섭, 김기창, 박래현, 박노수, 김복진, 김봉구 등 7인을 통해 '청주문화유전자'를 재조명하고, 이들이 지닌 위대한 예술혼을 교집합으로 한 우리 민족의 특성적 문화유전자인 '여백의 힘'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7인의 작품 총 75점과, 일대기, 숨은 일화는 물론 미술관 전시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홀로그램 기법이 선을 보인다. 특히 높은 천정 공간을 가지고 있는 과거 KBS공개홀이었던 1층 주전시실에서는 김복진 작가의 높이 9m 속리산 미륵대불을 비롯해 여인입상, 백화, 소년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줄 예정이어서 색다른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기창 '산사'

김복진 작가는 청원군 남이면 팔봉리 출생으로 일제강점기 어두운 시대에 한국근대미술의 토대를 이룩한 조각가다. 작가로서의 활동기간은 일본 도쿄미술학교 졸업한 후 요절할 때까지 5년 6개월간의 옥중생활을 제외하면 10년 남짓하지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근대기 최초의 조소작가, 미술평론가, 문예운동가, 사회주의 운동가로 활동했다. 그의 대표작 '백화'는 전통적인 다소곳함과 꼿꼿한 자태를 하고 있으면서도 강인한 내면성을 지닌 한국여인상을 예술적으로 새롭게 조형화했고, '소년'은 일제 식민지하의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기창 작가는 모친의 고향인 청원군 내수면 '운보의 집'에 1984년 정착해 자유롭고 활달한 필력으로 전통수묵채색화부터 추상화까지 한국 동양화의 지평을 넓힌 우리나라 대표 화가이다. 그의 부인 박래현 작가는 1946년 김기창 화백과 결혼해 남편과 함께 서구적 회화공간을 융합함으로써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성 실험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정창섭 작가는 청주 남문로 출신으로 '그리려 하지 않으면서도 그려지고, 만들려 하지 않고서도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예술이념을 바탕으로 윤형근 작가와 함께 무위자연의 동양정신을 한국적 추상으로 승화시켰다.

윤형근 작가는 '자연과 같이 언제 보아도 실증 나지 않는 그런 작품, 사람의 손이 지나치게 들어간 것은 보기 싫어진다'는 신념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지닌 소박과 신선미를 추구하며 독자적 한국현대추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했다.

김복진 '백화'(왼쪽)와 박래현 '여인과 고양이'

충남 연기군 전의면 출신인 박노수 작가는 평생 고결한 선비의 품격으로 전통의 억압을 벗어나는 자유분방한 표현을 추구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간극,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어 동양화 전통의 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 화풍을 보여줬다.

김봉구 작가는 청원 강내면 출신으로 '삶과 존재와 아름다움'을 화두로 '인간의 삶이 그 대상'이라는 창작 물음을 가지고 조형요소간의 조화미를 승화, 초기 한국추상조각의 기틀을 만들었다.

윤형근 'Umber-Blue'(왼쪽)와 박노수 '산정도'(가운데), 김봉구 '삶과 존재와 아름다움1'

10월 3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주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개관 축하 연계전시로, 대청호미술관에서는 '생명문화예술도시 청주 시민공모전'이 7월 1일부터 8월 21일까지, 오창호수도서관 2층 전시관에서는 '맥, 청주지평전-지역작가초대전'이 7월 1일부터 8월 28일까지 열린다. 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도큐멘트, 10년의 흔적, 10년의 미래전'이 8월 14일까지 개최된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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