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후에는 과연 무대에 설 힘이 있을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합니다."

개그계의 '대부' 이경규(56)가 소극장 무대에 선다.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홍대 인근 6개 공연장에서 열리는 '홍대 코미디위크'를 통해서다. 이경규는 2일을 시작으로 7월 한 달 동안 윤형빈소극장에서 '응답하라 이.경.규'로 관객을 만난다.

사실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다. 개그맨으로서, 방송인으로서 연예대상을 연거푸 거머쥐었다. 이미 부정할 수 없는 개그계의 최고참이다. 그럼에도 다시 무대에 서는 이유는 "한계가 온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래 활동하다 보니 표현 방법의 한계가 왔다고 느꼈습니다. 무대에서 공연하게 되면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고, TV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걸 보여주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무대에 서기로 했습니다."

이경규는 '응답하라 이.경.규'에서 복수혈전 '절권도', 별들에게 물어봐, 19금 경규 토크, 개쇼, 스탠딩 개그, 판토마임 등 다양한 코너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탓에, 무대 경험이 많은 후배 개그맨들만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저희는 연습 시간도 별로 없고 어수선 할 텐데, 처음에 좀 못해도 7월 한 달 내내 하기 때문에 7월 말쯤 되면 멋진 공연이 탄생할겁니다. 후배들이 잘 해놨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어서 편하기도 하고, 그만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아직 어설프다"고 앓는 소리를 하지만 함께 '홍대 코미디위크'를 준비하는 개그맨 후배들에게는 출연만으로 어마어마하게 힘을 실어주는 존재다. 작년부터 이어진 개그맨 윤형빈의 구애로 성사된 출연이다.

윤형빈은 "이경규 선배가 선뜻 나서주셔서 '홍대 코미디위크'가 가능했다"며 "그 어떤 팀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경규가 이런 것도 하는 구나' 싶을 만한 것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말로 이경규의 개그쇼를 응원했다.

"어쩌다보니 최고 선배가 됐네요. 개그맨끼리 뭉쳐서 많은 분께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일에 동참하게 돼서 영광스럽고, 후배들과 함께 자리한다는 것 자체로 큰 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가 있으니 후배들도 더 자신감을 갖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후배들이 다 대성공을 거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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