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이사.前 SBS·CNBC 앵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자국이익주의가 점점 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절이다. 미국의 다가오는 대선결과가 어떻게 결정되든지 간에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내용을 최근 정강에 대거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준(FED)도 금리결정에 있어 이미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시 해온 지 오래다. 영국은 현실적이지 못한 과거의 자존심에 기반한 자국이기주의로 EU 탈퇴라는 '브렉시트'를 결정한 여파로 나라 전체가 흔들거리고 있다. 이제야 겨우 새롭게 수상이 정해져 앞으로 EU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겠지만, 양자간의 이해는 팽팽히 맞설 것이다.

브렉시트의 후폭풍에 지난 4년간의 아베노믹스 노력이 일거에 수포로 돌아가다시피 한 일본도 기존의 '근린궁핍화 정책'을 강화할 요량이다. 아베 총리를 만난 미국의 버냉키 전 연준의장이 적극 조언한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까지도 불사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전부터 자국이기주의 강화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일본이다.

요즘 꼬일 대로 꼬여있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에 일단 밀리긴 했지만, 부존자원에 대한 경제적인 이해가 크게 걸려있기 때문에 관련국간의 첨예한 대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내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도 중국의 모든 언론은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상에서까지 한국에 대한 압력의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작금의 세상은 우리 충북에게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 동안 실속을 추구한 충북의 정책과 노력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오송 바이오메디컬 허브' 조성과 관련한 소식이 반갑다.

충북도는 '오송생명과학단지 개발계획 변경이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거쳐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지정·고시함에 따라 글로벌 첨단의료산업 육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지사 또한 국회 방문 등 '광폭행보'를 통해 규제프리존 특별법의 제정 등을 포함한 충북도의 현안을 중앙에 설명하고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오송이 중앙정부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이 유효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난 칼럼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충청대망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역의 경제적인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는 우리 지역이다. 그 동안 열위한 도세로 후순위로 밀려나 있던 실질적인 인프라 수요이기에 지역이기주의라고 비난 받을 일도 없다.

허브(Hub)라는 것이 한번 만들어지기까지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구축되기만 하면 구심력이 작동하여 허브를 중심으로 생태계는 커지게 돼있다. 브렉시트 결정 이전까지의 유럽의 금융허브였던 영국의 런던이 그랬다. 하지만 최근 영국 국민투표의 결과로 이제 런던은 브렉시트에 따른 원심력이 작동하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당연히 영국을 먹여 살려왔던 금융산업의 점진적인 퇴조와 함께 허브로서의 위상은 흔들릴 것이다. 요즘 말로 '셀프 디스', 그러니까 자해를 하면서 허브 자리를 내놓는 런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송은 반대로만 하면 성공한다.

세종국제고등학교나 공주생명공학고등학교 같은 성격의 학교 등을 오송지역에 챙기는 것 또한 100년 대계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는 이슈이다. 아예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학교 수준으로 키울 수 있으면 더 좋다. '서울에서 멀어서 연구원들을 모집하기 힘들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안 나오도록 생태계의 인프라 구축의 밑단까지도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천천히 가지만 꾸준한 것이 경주에서 이긴다'는 외국 속담도 있지만, 챙길 사안은 기회가 생겼을 때 챙겨가는 것이 좋다. 이번에 편성되는 추경에도 확실하게 어필해 보자. 현재 다른 지역대비 낮은 실업률에 안주하면 안 된다. 충북은 이제 체통을 지키면서도 내실을 기하는 전략을 가속화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아이디어의 선점전략이 중요하다. 굳히기는 물론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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