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하 정치부

"잘 지내냐?", "어, 나 서울에 올라와 있어" 요즘 주변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보면 충북에서 살고 있는 지인들은 찾기가 힘들다. 사회 생활 4년차를 맞아가는 지금 주변 친구들도 직업을 찾아 모두 대도시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더 나은 월급, 더 나은 복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방과 수도권의 월급체계는 다르다. 지방에선 150만원을 넘는 직장은 좋은 직장으로 분류되고 있으니 말이다.

반면 대학동기들은 연봉 3천만원, 4천만원 이상을 받는 친구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 대도시로 가지 않을 청춘들이 어디 있을까? 수도권에는 대기업·중견기업이 산재해 있다. 선택의 폭도 넓다. 물론 수도권으로 떠난다고 해서 모두 원하는 직장을 얻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있고 더 처절한 청춘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수도권을 택하는 것은 그만큼 지방에서의 희망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평균월급은 250만원대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또 한달 간 근무시간 역시 196시간으로 경남 197시간 다음으로 많았다. 이처럼 청년들의 유출이 심각해지자 충북도는 최근 '청년광장'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분명 행정기관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나름대로 멋진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부분 위원들이 대학생으로 구성돼 실질적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해 낼 수 있을지, 취업과 창업을 이외에 결혼·출산·주거 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또 이들이 단순히 '청년광장'을 '스펙업용' 경험으로 여기진 않을지, 대학 수업 과제 정도로만 여기진 않을지도 걱정이다.

1기의 활동은 오는 12월까지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청년들이 충북을 떠나고 있다. 위원들은 충북지역 청년들의 대표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진실된 목소리를 내야한다. 지역을 사랑하는 청년들을 지키는 데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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