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이민우 사회부장

"욕심을 버리면 불가능은 없다...시민과 환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노사갈등으로 촉발됐던 청주시립요양병원(옛 청주시립노인전문병원)의 사태가 1년 3개월여 만에 일단락됐다. 옛 청주시립노인전문병원은 전 위탁운영자가 노조와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6월 5일 운영을 자진 포기, 무기한 폐업에 들어섰다.

시는 새 수탁자를 찾기 위해 4차 공모까지 벌이는 진통 끝에 지난 6월 15일 청주병원과 위·수탁협약을 체결했다. 시립요양병원 위탁운영자로 새로 선정된 청주병원의 조원익 행정부원장과 옛 노인병원 노조 권옥자 분회장은 지난 25일 노조원 23명 전원이 복직에 구두 합의했다.

옛 노인병원 노조가 노동 조건 개선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해 5월부터 청주시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인지 1년 3개월 만이다. 임시 폐업된 시립요양원이 정상화되면서 노조활동을 하는 조합원 23명 전원을 고용할 예정이며, 애초 이 노조의 조합원은 60여 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승계는 병원 재개원을 위해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옛 노조원과 비노조원을 비슷한 비율로 채용키로 했다.

또 병원을 운영하면서 환자 증가 상황 등을 고려해 직원들을 추가 채용할 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조원들의 복직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주병원이 1차 신규 채용할 직원이 20여 명이어서 복직하는 노조원이 1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병원은 다음 달 초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내부시설 보수 등을 거쳐 다음 달 말 요양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조 원장은 "노조와 합의를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요양병원이 공공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노조와 대화에 임했다"며 "(노조원이든 비노조원이든)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50대 50 수준으로 신규 직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분회장도 "지난 450여 일간의 노숙농성이 고통스러웠다"며 "조합원 전원이 한꺼번에 병원에 들어오지 못해 아쉽지만, 요양병원이 공공재의 역할을 다하는 행복한 병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은 다음 달 병원을 재개원하면서 명칭도 시립요양병원으로 전환되며, 새출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노사문제는 타협과 양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해결책으로 작용한다.

병원 정상화의 마지막 관문인 '고용승계'가 일정부분 해소되면서 노조의 마음이 수그러들 수 있었다.

조 원장은 "새로운 수탁자로 선정된 후 이 병원의 옛 근로자들을 우선 채용하기 위해 시·노조와 수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앞으로도 병원 운영과정은 직원들과 협의를 통해 대화로 풀어나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개원 후 최고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원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높여 가면 병원 정상화는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청주병원측과 노조가 대화와 타협·양보를 통해 고용승계 합의를 이뤄 새롭게 출발하는 청주시립요양병원이 순항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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