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의 세계화' 직지코리아 계기

청주고인쇄박물관 전경.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직지의 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해 오는 9월 1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계기로 '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을 '직지박물관'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인 '직지' 등 우리나라 인쇄문화 발달사를 종합적으로 담는 '고인쇄 전문박물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1992년 3월 17일 개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고인쇄'라는 보통명사를 명칭으로 사용하는 모호성과 '청주=직지'를 특화하지 못하는 명칭이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었다.

지난 21일 열린 직지코리아조직위원 회의에서도 이같은 지적과 함께 올해부터 국제페스티벌로 승격돼 열리는 '직지코리아'를 터닝포인트로 삼아 '청주고인쇄박물관'의 명칭을 '직지박물관'으로 과감하게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재단 사무총장은 "'청주고인쇄박물관'이라는 명칭은 직지 세계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며 "프랑스에 가서 직지 원본을 대여해 달라고 하는 도시가, '유네스코 직지상'을 주는 청주가 이같은 명칭을 쓰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관 당시 어떤 이유가 있었던 간에 작은 논란을 우려해서 못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더 욕심을 내자면, '직지=청주의 세계화'라는 절실함과 과감함을 가지고 이번 직지코리아 개막 이전에 '직지박물관'이라는 간판을 걸어야 청주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청주에 직지박물관이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을 것"이라고 명칭변경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했다.

오창 한국사 주지 지원스님도 "세계 모든 역사문화는 사람에서 시작됐고 직지 또한 불교에서 시작됐다는 역사적 사실과 직지의 중심에 있는 백운화상이라는 인물이 있다는 근본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독일 구텐베르크박물관은 인쇄술을 개발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라는 사람에 초점을 두고 '구텐베르크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쓰고 도시 곳곳에 구텐베르크 동상을 세워 세계만방에 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직지의 근원적인 면에서, 또 홍보적인 면에서 지금이라도 '직지박물관'이라는 가장 간명한 명칭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김양식 충북발전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00% 찬성"이라며 "이제야말로 욕심을 버리고 직지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직지'하면 확실한 정체성이 있다. 그러나 '고인쇄'라고 했을 때 명확한 무엇을 떠올리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반문하고 "'직지박물관'이라는 명칭 변경과 함께, 한발 더 나아가 직지의 세계화, 브랜드화, 콘텐츠화를 향해 과감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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