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스마트 농업과 6차 산업의 미래] 18. 자라식품농장

김명숙 대표와 남편 김동근씨는 직접 인삼을 재배해 홍삼 가공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은 인삼밭 모습.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홍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이다. 약 1천 년 전부터 제조하기 시작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왔다. 전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의 36%를 차지할 만큼 선호도가 높지만 지명도가 있는 브랜드 제품은 고가여서 꾸준한 복용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자니 원산지와 품질을 장담할 수 없다. 믿고 마실 수 있는 홍삼 제품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충북 진천의 '맹여사 홍삼'은 정성과 정직을 키워드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농사부터 홍삼가공까지 1인 사업장

맹여사 홍삼은 자라식품농장 대표 김명숙(54) 대표의 정성 속에 탄생했다. 인삼 농사부터 홍삼 가공까지 1인 사업장으로 운영하며 만드는 수제홍삼이 바로 '맹여사 홍삼'이다.

시아버지인 김성래 씨가 50여 년 전부터 짓던 인삼농사는 김 씨가 세상을 등진 이후 김명숙 대표와 남편 김동근씨가 꾸리고 있다. 수삼을 주로 팔던 김명숙 대표가 홍삼 가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3년 즈음이었다.

"자궁근종 수술을 했는데 회복이 빠르지 않았어요. 인삼 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홍삼을 만들어 먹을 생각은 하지 못했죠. 주변에서 홍삼을 먹으라고 권유해서 관심을 갖게 됐고, 실제 원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됐어요."

혼자 먹을 요량으로 만든 홍삼이었건만 주변 이웃들과 나눠 마시면서 주문 생산과 판매를 권유하는 횟수가 늘어갔다. 30년 동안 인삼 농사만 짓던 김 대표에게 가공은 엄두가 나지 않는 영역이었고, 그만큼 사업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인삼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홍삼으로 만든 이후 맑은 지하수를 넣어 72시간을 달이면 맹여사표 수제 홍삼이 완성된다. 사진은 홍삼 가공품 제조 모습.

농업기술센터의 영농교육 참가는 홍삼 가공에 뛰어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사업자금을 지원해준다고 하더군요. 직접 인삼 농사를 짓고 가공도 하고 있는데 신청 자격이 되느냐고 물으니 가능하다고 했어요. 겁 없이 신청했는데 덜컥 선정이 됐죠."

홍삼 가공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브랜드 이름이었다. 시골살림을 몰랐던 새댁 시절, 부엌살림에 서툴던 아내에게 남편은 애정을 듬뿍 담아 '맹'이라고 불렀다.

"애칭인줄 알고 있지만 정말 듣기 싫었어요. 시간이 흐르다보니 자연스럽게 웃어넘기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남편이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죠. 맹이라는 호칭에 여사를 붙여서 '맹 여사'표 홍삼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어요. 이상하게 싫지가 않았어요."

맹여사 홍삼 진액은 그렇게 탄생했다. 꾀부릴 줄 모르고 묵묵하게 정성을 쏟으며 살아온 아내의 정직함이 남편은 상품과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삼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홍삼으로 만든 이후 맑은 지하수를 넣어 72시간을 달이면 맹여사표 수제 홍삼이 완성된다. 사진은 홍삼 가공품 제조 모습.

# 9증 9포 정성으로 탄생한 홍삼진액

"홍삼을 만드는데 제일 힘들고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 찌고 말리는 과정이에요. 그 후에 5~6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치면 저만의 맹여사 진홍삼이 완성되지요. 정성을 들여 정직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떤 홍삼제품과 견주어도 자신이 있습니다."

물 좋고 공기 맑은 진천 문백에서 자란 자라식품농장의 인삼은 9증 9포의 과정을 거치며 맹여사표 홍삼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자라식품농장에서는 수삼과 홍삼, 홍삼액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홍삼액을 만들 때 홍삼과 물 이외에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기 때문에 맛이 진하고 뒷맛이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직접 농사지은 4~5년된 인삼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홍삼으로 만든 이후 맑은 지하수를 넣어 72시간을 달이면 맹여사표 수제 홍삼이 완성된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을 굳이 수작업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홍삼 가공을 하기 전에 다양한 제품을 구입해 먹어봤어요. 한두 번 쪄서 말린 후에 홍삼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차별화된 홍삼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홉 번 찌고 말리기를 반복하면 홍삼의 좋은 성분이 충분하게 우러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정성을 다 한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9증 9포의 과정을 거친 맹여사 홍삼은 단맛이 숙성되고 발효가 잘 돼 인체 흡수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삼은 진세노사이드의 핵심성분인 Rg1, Rb1, Rg3의 함량이 높을수록 더 뛰어난 효능을 나타내는데 맹여사 홍삼 한 포(80㎖)에는 20㎎ 이상의 진세노사이드가 함유돼 있다.

제대로 만든 홍삼진액은 홍삼 고유의 맛인 신맛과 쓴맛, 단맛을 낸다. 9증 9포한 홍삼으로 3일을 달인 맹여사 홍삼진액에서도 세 가지 맛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 사포닌 파괴 최소화, 순수하고 진한 맛 인기

맹여사 홍삼진액은 한 번 먹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량 직거래 판매되고 있다.

수작업으로 하는 1인 사업장이다 보니 대량 생산을 할 수는 없지만 품질 만큼은 자신 있다.

"내가 먹을 생각으로, 내 가족을 먹이겠다는 생각으로 홍삼진액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만든 홍삼진액을 먹고 여러 사람들이 건강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기쁩니다."

자라식품농장에서는 20포, 40포, 60포로 나눠 세 종류의 홍삼진액을 판매하고 있다.

첫 구매자에게는 20포를 권유한다.

인삼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홍삼으로 만든 이후 맑은 지하수를 넣어 72시간을 달이면 맹여사표 수제 홍삼이 완성된다. 사진은 홍삼 가공품 제조 모습.

"제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직접 드셔봐야 알 수 있잖아요. 일단 드셔보고 좋으면 추가로 구입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자라식품농장 홈페이지(http://www.manghong.co.kr)에는 맹여사 홍삼을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구매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유통마진이 없으니 인지도 있는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저렴하고,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으니 순수하고 진한 홍삼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맹여사 홍삼 가공장의 달임 방은 불이 꺼지는 날이 드물다.

고열을 가해 달이는 방식이 아니라 원적외선을 통해 긴 시간 달이기 때문에 사포닌 파괴를 최소화한 것이 또한 자랑이다.

# 교육 체험 농장으로의 진화 '시동'

제품의 우수성을 알고 찾아주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농사에서 판매까지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다.

"농사를 짓고 가공까지는 하겠는데 마케팅은 수수료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에서 전문단체나 기관이 맡아줬으면 좋겠어요."

제품을 팔기 위해 홍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김 대표는 가장 어렵다고 했다. 여러 지원기관들의 중복 서비스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충북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충청북도 농특산물 허브사이트가 있어요. 잇다팜(www.cbfarms.or.kr)이라고. 충북의 농부들이 땀과 정성으로 지은 친환경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홈페이지인데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몰라요. 6차 산업 가공품을 판매하는 별도의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해요."

인삼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홍삼으로 만든 이후 맑은 지하수를 넣어 72시간을 달이면 맹여사표 수제 홍삼이 완성된다.

마케팅을 고민하며 생각한 것이 교육체험 농장이다. 인삼밭의 농기구 변천사를 비롯해 인삼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교육 체험 농장이 활성화되면 맹여사 홍삼에 대한 수요도 더불어 증가할 것이다.

최근 김명숙 대표는 물에 타 먹을 수도 있고, 입에 털어넣을 수도 있는 홍삼 환과 스틱 가루 제품 출시를 구체화하고 있다. 마 혹은 하수오를 결합한 홍삼 제품도 가능할 것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정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재료로, 꾀부리지 않고 정성스럽게 만들면 굳이 제 입으로 좋다고 홍보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먼저 알아주더라고요. 제가 만든 홍삼을 드시는 분들과 좋은 인연으로 오래오래 뵙고 싶어요." / 김정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