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31·창원시청)은 12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르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 결승에서 208.2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김종현이 시상식을 마치고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향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6.08.13. ohjt@newsis.com 16-08-13

2016 리우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종현(31·창원시청)이 이틀 뒤 예비신부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현은 12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르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 결승에서 208.2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종목이 아니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본선 3위로 결선에 진출해 메달을 결정짓는 슛오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종현은 "왠지 느낌은 있었지만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솔직히 동메달이라고 생각했다. '할 수 있다'고 속으로 외쳤고 그 덕분인가 10.9점 만점을 쐈다"고 말했다.

김종현은 잘 알려진 사격 커플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권나라(29·청주시청)와 대표팀 선후배로 만나 2년여의 교제 끝에 오는 10월 화촉을 밝힌다.

김종현은 경기를 마치고 각국 취재진이 모인 기자회견장에서 여자친구에 대한 질문에 "평생의 반려자로서 그녀는 나에게 있어 정말 큰 행운"이라며 닭살 돋는 멘트를 서슴지 않게 던질 정도로 예비신부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김종현은 "시합 끝나고 통화했는데 (예비신부가) 오히려 걱정해줬다"며 "바쁠텐데 시간 날 때 연락하라고 했다. 도핑 끝나고 바로 연락할 생각"이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김종현은 이후 뜻하지 않은 슬럼프를 겪었다. 이제는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겠구나 싶은 순간에 찾아왔다.

한국 김종현(왼쪽)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남자 50m 소총복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 헨리 융해넬(가운데)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동메달을 받은 러시아 키릴 그리고리얀. 2016.08.13. 16-08-13


그는 "사격을 하면서 그 때가 가장 많이 힘들었다"며 "여기서 끝인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때 큰 힘이 되어 준 것도 지금의 예비신부다.

김종현은 "당시 곁에서 부담도 덜어주고 묵묵히 지켜봐주고 내가 필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챙겨줬다"며 "지금도 예비신부한테 미안한게 혼자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도 마음의 짐을 덜어주려고 그런지 모르겠는데 욕심부리지 말고 마음 비우고 하라고 응원해줬다"고 예비신부 자랑을 늘어 놨다.

김종현은 그런 예비신부를 위해서라도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미 올림픽을 앞두고 예비신부에게 메달을 받치겠노라 약속한 상황이었다. 김종현은 그 약속을 기대하지 않았던 소총 복사에서 지켰다.

그렇지만 여기서 만족할 생각은 없다. 은메달도 충분히 값진 결과지만 이틀 뒤에 있을 주종목인 소총 3자세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피앙새에게 더 큰 선물을 안겨줄 생각이다.

김종현은 예비신부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는 물음에 "금메달이 아직 아니라서"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인 후 "지금은 은메달이지만 모레 경기에선 꼭 금메달 따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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