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증가에 강아지 공장 보도 영향

여름더위의 막바지를 알리는 말복인 16일 여름 보양음식에 대한 인식변화로 개를 식재료로 이용하는 전통 보신탕집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지만 대체음식으로 인기인 염소탕집은 점심시간을 맞아 사람들로 분비고 있다./신동빈

최근 애견인구의 증가와 함께 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복날 '보신탕 집'(?)을 찾는 것은 이젠 옛말이 됐다.

'말복(末伏)'인 16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보신탕 식당. 올해로 16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식당 주인 A(62·여)씨는 사철 보양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곳은 여름이면 보신탕과 염소고기를, 겨울에는 토끼와 닭, 오리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원래 우리 식당은 주 메뉴가 보신탕이었는데 한 2~3년 전부터 급격하게 보신탕 찾는 사람이 줄더니 올해는 거의 뭐 말도 못하게 줄었어요. 요즘 대세는 염소죠. 그나마 보신탕을 대체할 다른 메뉴들이 많아서 다행이지, 여름 한철 보신 장사하기가 어려워요."

주로 60대, 70대 노년층 고객이 많은 식당은 젊은층은 커녕 40대 중년층의 발길도 뜸하다. "주로 단골 손님들이 많이 찾지, 처음 오는 손님들은 거의 없어요."

보신탕 감소의 사회 흐름을 반영하듯, 몇 년 전 식당 자리를 옮기면서 '영양탕'이 들어가 있던 가게 이름도 변경했다.

"영양탕이라고 하면 개고기만 파는 줄 아니까요. 염소나 토끼도 팔고 다른 것들도 있으니까 손님들이 많이 좀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다른 보신탕집도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 이날 점심께 찾은 청주의 한 식당가. 보신탕, 삼계탕집이 밀집한 이 곳은 예년에 비해 손님이 부쩍 줄었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일부 가게는 점심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B씨는 "원래 복날에는 자리가 없어 손님이 문 밖에서 줄을 서고 기다렸는데 요새는 확실히 손님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방송에서 개고기 문제를 하도 많이 다뤄서 사람들이 보신탕을 안좋게 생각한다"며 "보신탕도 하나의 식문화인데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개고기를 판매하는 보신탕집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는 반면, 염소탕집은 오히려 손님이 늘었다.

지난 5월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에 염소고기 식당을 창업한 C(30)씨는 "초복, 중복 모두 매출이 평소의 2배 가까이 뛰었다"며 즐거워했다.

특히 가족단위 손님이 많이 찾는 이 식당은 염소탕을 주 메뉴로 선보이며 보신탕의 바톤을 이어받을 요량이다.

C씨는 "앞으로 3~4년 안에 보신탕집은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돌고 있다"며 "염소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루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물보호단체는 "동물을 잡아먹는 복날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동물보호 비영리 민간단체 '행강(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 박운선 대표는 "현대사회에서는 복날이 의미가 없다"며 "과거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더운 여름철 영양보충의 의미로 가축을 잡아 먹은 것"이라며 보양식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청주의 한 보신탕집에서 도축을 기다리고 있던 애완견을 구조했다"며 "보신탕집 운영과 개 도축 모두 불법이지만 정부에서 단속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대한육견협회 최영인 사무총장은 "개고기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축산법상 개도 가축의 일부기 때문에 식용이 가능하고, 반려견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덧붙여 "개고기 식용의 문제는 개인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육견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육견 농장수는 6천~1만개로 사육견은 약 350만 마리, 소비견은 약 250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 황다희·송휘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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