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부국장 겸 정치행정부장

김종필 전 국무총리 / 뉴시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행보가 심상찮다. 1926년생이니 올해 나이가 만 90세여서 우리나이로는 구순을 훌쩍 넘겼다. 그는 '영원한 2인자'이자 충청권의 정치적 대부로 통했다. 일찌감치 정계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 충분한 '뉴스 메이커'이다.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정치적 멘토'를 자처하고 나서 2017년 대선 국면에서 그는 국민들의 시선을 적잖이 붙들어 놓을 것 같다.

그런 그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추석전 '냉면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19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30여분간 비공개 면담을 한 JP는 "안철수 전대표와 함께 냉면을 먹자"고 제안했다.

JP와 박 위원장 면담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배석했던 이들이 "DJP 연합 때처럼 뭉쳐서 좋은 정부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이 바라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면담에는 김 전 총리의 처남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와 박양수 전 의원이 배석했다.

당대표직을 사퇴한 후 이른바 '자성의 시간'을 가졌던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4일 충청권 방문에 나서 대전을 찾았다.

국민의당 충청지역 위원장들을 만나고, 재래시장을 찾는 일정도 가졌다.

안철수 전 대표가 다시 움직이자 '대권 행보'를 재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따라 붙였다. 지지세가 취약한 (중원 민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나왔다.

아다시피 국민의 당은 20대 총선에서 터줏대감격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호남 민심을 장악했다.

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얻은 호남의석은 28석 중 26석 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JP와 안철수의 추석 전 만남은 여러가지 해석을 낳을 만하다. 박지원 위원장과 JP가 만난 자리에서는 반기문 얘기는 '반'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호남'과 '충청'의 연대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JP는 이미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5월 방한 했을 당시 청구동 자택에서 '비밀회동'을 했다.

JP와 반 총장은 지난 5월 회동 이후에도 일정한 교감을 갖고 있다.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이들이 가동한 '채널'에 관심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JP가 안철수 전 대표와도 손을 잡으려는 형국이다. JP가 반기문·안철수와 손을 나란히 잡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JP는 2004년 자민련 총재 사퇴로 정계를 떠 날 당시 '지는 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러자 그는 '서산에 지는 해는 노을이 아름답다·벌겋게 물들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구순을 넘긴 JP가 '활활 타는 듯한 석양의 붉은 노을'을 다시 보여 주려는 것 인가.

/ 한인섭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